韓 "스스로 거취 결정해야"
나경원·안철수·김은혜 동조
대통령실 "언론 사찰한 적 없다"

'회칼 테러'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황상무(사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향한 여권의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4·10 총선이 불과 2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뿐 아니라 주요 후보군까지 나서 황 수석에게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도 황 수석 등 참모진에게 "말조심하라"고 호통을 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대통령실은 황 수석 자진사퇴에는 선을 긋고 있다.

대통령실은 18일 입장문을 내고 "우리 정부는 과거 정권들과 같이 정보기관을 동원해 언론인을 사찰하거나 국세청을 동원해 언론사 세무사찰을 벌인 적도 없고, 그럴 의사나 시스템도 없다"며 "특정 현안과 관련해 언론사 관계자를 상대로 어떤 강압 내지 압력도 행사해 본 적이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언론의 자유와 언론기관의 책임을 철저하게 존중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국정철학"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또 황 수석의 자진사퇴설이 불거지자 "사실과 다르다"면서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황 수석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서는 입을 닫았다.

황 수석은 지난 14일 일부 대통령실 출입기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MBC는 잘 들으라"고 한 뒤 회칼 테러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MBC 측은 "황 수석이 '내가 (군)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을 찔렸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황 수석이 말한 테러 사건은 노태우 정권 초기인 1988년 '중앙경제' 사회부장으로 재직 중이던 고(故) 오홍근 기자가 '월간중앙' 8월호에 '청산해야 할 군사문화'라는 칼럼을 게재한 뒤 군 비판에 앙심을 품은 정보사령부(정보사) 소속 군인 4명에게 테러를 당한 사건이다.

언론계와 유족, 야당을 비롯한 정치권 등이 반발하자 황 수석은 지난 16일 사과문을 발표했다. 황 수석은 "저의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며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했다.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떠올리고 싶지 않았을 사건의 피해자 유가족 여러분께도 심심한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올린다"며 "앞으로는 공직자로서 언행을 각별히 조심하고, 더 책임있게 처신하겠다"고 했다.

황 수석의 사과에도 여론이 악화하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한 위원장은 "황 수석의 발언은 부적절했다는 말씀은 제가 이미 드린 바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한다"고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대통령실 홍보수석 출신인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 성남분당을 후보 역시 페이스북에 "황상무 자진사퇴가 국민 눈높이"라고 적었다. 김 후보는 "황 수석은 자진사퇴하기 바란다. 수년 전의 막말로도 많은 여당후보가 사퇴했다. 대통령실 수석이 예외가 될 순 없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지체하지 말라"고 했다.

나경원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황 수석) 본인이 알아서 정리할 것은 정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안철수 공동선대위원장도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고 동조했다. 여권이 황 수석 자진사퇴에 힘을 싣는 것은 여론이 심상치 않아서다. 한동안 상승세를 타던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인다는 여론조사가 연이어 발표됐다. 여권 내에서는 윤 대통령이 황 수석을 경질하는 것보다 황 수석 스스로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연합뉴스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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