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마뉘엘 마크롱(사진) 프랑스 대통령은 형법상 강간죄에 '동의' 개념을 명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일간 르몽드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8일 '낙태의 자유'를 명시한 헌법 개정안의 날인식에서 여성 단체 '여성을 위한 선택'의 관계자들에게 이같은 의사를 밝혔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단체 관계자들이 "강간의 정의가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하자 "프랑스 법에는 '동의' 개념이 포함돼야 한다는 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유럽의회는 앞서 피해자가 성행위에 동의하지 않은 경우 강간에 해당한다고 규정하려 했으나 회원국 간 합의에 이르지 못해 무산된 바 있습니다. 당시 프랑스와 독일, 헝가리 등 10여개 회원국은 EU가 강간의 정의를 규정할 권한이 없다고 반대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동의 개념은 유럽연합이 아니라 프랑스 법에 명시하면 되는 일"이라고 밝혔습니다. 프랑스 형법상 강간은 '폭력, 강요, 협박 등에 의한 성행위'로 규정돼 있습니다. 여성 단체들은 당사자의 명확한 동의가 없는 경우도 강간(비동의 강간죄)으로 봐야 한다고 요구해 왔습니다.
현재 세계적으로도 동의 없이 이뤄진 성행위는 성폭력이라는 인식이 점차 공감대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웃 일본만 하더라도 '부동의 성교죄' 개념이 도입돼 있습니다. 스페인은 2022년 8월 '합의 없는 성관계는 모두 강간'이라는 법안을 통과시켜 '부동의 강간죄'를 도입했습니다.
현재 유럽 내에서 부동의 강간죄를 도입한 국가는 독일 벨기에 덴마크 등 13개국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 등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한 성적 침해를 강간죄 등으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성단체들을 중심으로 부동의 강간죄 도입에 대한 여론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도입 계획은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게 일반 여론입니다. 우리나라는 강간죄 성립이 꽤 까다로운 국가로 꼽힙니다. 강간 혐의로 피소된 피의자가 종종 무죄판결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면 광범위한 강간죄 적용은 '성폭력 무고'가 빈발할 우려도 없지 않습니다. 이규화기자,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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