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50만원 '전환지원금' 시행
유통업 기대감·통신업계 긴장감
혜택 쏠림·장기가입자 홀대 우려도

정부가 통신사 갈아타기를 유도하는 정책을 내놓으면서 이용자들이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단말기 교체 시기가 된 이용자들은 가족결합, 이동통신+방송서비스 결합 등의 조건을 따지고 있다. 여차하면 전 가족이 다른 통신사로 넘어가는 것을 고려하겠다는 움직임도 있다. 휴대전화 유통매장과 제조사는 수혜가 기대되지만 통신업계와 알뜰폰 기업들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오랫동안 한 통신사를 고집해온 이용자들도 마음이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14일부터 이동통신사를 바꿀 때 현행 보조금 외에 최대 50만원의 '전환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유통가에서는 기대감이, 통신업계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전날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령 개정에 따른 고시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통신사를 바꾸면 공시지원금이나 추가지원금에 더해 별도의 전환지원금을 최대 50만원까지 책정할 수 있게 됐다. 통신사간 지원금 경쟁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도다.

그동안 통신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알뜰폰+자급폰' 조합이 인기를 얻고 5G(5세대) 이동통신 가입자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성숙기에 접어들었다. 스마트폰 시장도 과거와 달리 삼성·애플 등 프리미엄 모델 중심으로 형성되면서 보조금이 미치는 영향도 제한됐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단통법 폐지 전 '전환지원금' 지급이라는 카드를 꺼내면서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최신 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방통위는 전날 출고가 115만5000원인 갤S24를 예시로 들며 공시지원금·판매지원금과 함께 최대 50만원의 전환지원금을 주면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총 115만원이 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처음부터 갤S24 출고가를 겨냥해 전환지원금 상한 50만원을 책정한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그러나 전환지원금 지급 주체인 통신사가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업계에서는 당장 전환보조금이 도입돼 시장이 활성화하길 기대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제조사간 정책 협의가 아직 진행 중이고, 단말별·요금별로 지원금이 하나 더 생기는 개념이기 때문에 일선 유통망에서 전산시스템 정비도 필요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에는 판매 유형간 지원금 차별이 없었던 상황에서 별도의 전환지원금 차등 지급을 하려면 전산 개발 등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당장 번호이동에만 추가 지원금을 지원하려면 관련 공시도 해야 하고 전산에도 반영해야 개통할 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원금 차이를 노려 가입과 해지를 반복하는 '메뚜기족'이 대거 등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화요일·금요일 주2회 공시에서 매일 1회 공시로 바뀌면서 정보 격차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는 애초 단통법을 도입한 이유와도 맞닿아 있다. 2014년 도입한 단통법은 정보 격차로 인해 일부 소비자는 싼 가격, 대다수는 비싼 가격에 단말을 산다는 문제 인식에서 시작됐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를 자주 옮기는 메뚜기족에 혜택이 집중되는 셈으로, 오래 한 통신사를 쓰는 장기 가입자들은 상대적으로 홀대받게 될 수 있다"며 "개념이 복잡해지고 매일 지원금을 변동할 수 있어 정보 격차도 심해지는 만큼 어르신들을 중심으로 피해를 보는 가입자들이 생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대만큼 가입자를 끌어오지 못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5G 보급률이 70%에 육박하고, 단말 시장도 삼성·애플로 양분되면서 보조금이 힘이 제한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단통법 도입 직전에 비해 단말 가격이 41~77% 가량 비싸졌다. 출혈 마케팅 경쟁이 일어나면 통신사의 인프라 투자나 AI(인공지능) 등 신사업 투자에 지장이 있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통신3사 모두 아직 준비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며 "번호이동으로 경쟁을 유도한다고 해도 3사 모두 마케팅비를 투입할 여력이 없다 보니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뜰폰 시장도 요동칠 전망이다. 통신 3사가 가입자 유치를 위해 본격적으로 보조금을 풀 경우 자금력이 떨어지는 알뜰폰 사업자가 고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크다.

글·사진=김나인기자 silkni@dt.co.kr

서울 광지구 강변테크노마트의 휴대전화 매장 전경. 김나인 기자
서울 광지구 강변테크노마트의 휴대전화 매장 전경. 김나인 기자
서울 광지구 강변테크노마트의 휴대전화 매장 전경. 김나인 기자
서울 광지구 강변테크노마트의 휴대전화 매장 전경. 김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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