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문 보건복지부 공무원노조위원장
복지부 최초 30대 노조위원장… 노사협력유공 장관 표창 수상
직장내 괴롭힘·갑질 근절 공약 … 공무원들 욕구 변화 잡아내
오락부장 경험 큰도움… 봉사동호회 통해 노조원과 거리 좁혀

정승문 보건복지부 공무원노조위원장. 임재섭 기자.
정승문 보건복지부 공무원노조위원장. 임재섭 기자.
"요즘 젊은 조합원들도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모이는 것을 좋아하고 소속감을 얻고자 하는 욕구는 많다. 하지만 그 욕구의 초점은 다르다. 어른 세대는 무조건 해야 한다는 의제가 주어지면 아래는 복종하는 게 강하다면 젊은 세대는 일단 존중을 해주면서 스킨십을 해나가며 소통을 해야 한다. 내가 생각했던 환경이 아닌데 소통까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젊은 직원들은 박차고 나갈 수 있다."

정승문(39·사진) 보건복지부 공무원노조위원장은 복지부 역사상 최초의 30대 노조위원장이다. 정부부처 노조위원장 중에서도 세 손가락안에 꼽히는 젊은 노조위원장이다. 1986년생, 젊은 피로 중무장한 정 위원장은 지난해 9월 전직 노조위원장과 사무총장까지 후보로 나서는 등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도 전체의 51.92%, 과반을 득표해 당선됐다. 노조는 머리에 띠를 두르고 정치적 목소리를 낸다는 인식이 있지만 그는 악성 폭력 민원인으로부터 시달림과 직장 내 괴롭힘·갑질을 근절하겠다는 노조원 맞춤 공약과 함께 '정치노조가 아닌 조합원을 위한 노조가 되겠다'고 약속해 당선됐다. 시대 변화에 따른 공무원들의 욕구변화를 잡아낸 것이 주효했던 셈이다.

정 위원장은 "예전 노조위원장은 평균연령 50대에 다른 일을 겸직하면서 여러 결재라인에도 그 사람들이 포진해 있기 때문에, 생각은 있지만 행동으로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식으로 쉬쉬하며 접근하기 쉬웠다고 생각한다"면서 "옛날 노조가 활동할 당시에는 옆집도 이웃사촌이고 음식도 나눠 먹는 시대여서 단합을 중시했고, 다같이 움직였던 시기니까 노조도 당연히 가입해야 하는 문화도 있었고 또 그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젊은 친구들은 저돌적이고 현실적인 불의에 대해서는 참지 않고 행동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 아예 다르다"면서 "노조 가입도 약관을 달라고 해서 살펴본 뒤 자신에게 득이 되는 게 없다면 가입을 안 한다"고 전했다.

이렇듯 정 위원장이 젊은 노조원들이 가진 성향이나 그들이 진짜 원하는 것을 꿰뚫어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봉사활동·모임 등 동료 공무원들과 꾸준한 스킨십을 통해 '함께하는 리더십'을 어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학창시절부터 오락부장을 줄곧 맡아왔다는 그는 지난 2014년도 소록도에서 근무하면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고 2018년에 국립재활원으로 근무지를 옮긴 지 2년만인 2020년에 지부장에 선출됐고 다시 3년만에 현재 위원장직에 당선됐다.

정 위원장은 "의사소통 과정에서 진실성·신뢰성만 있다면 소위 젊은 세대에게 소통의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국민에게 신뢰를 조합원에게 희망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는데, 말 그대로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정 위원장은 공무원 친구들과 봉사 동호회를 만든 것이 활성화하면서 노조원과 거리를 크게 좁혔다. 그는 "꼭 공무원들에 대한 권익 신장뿐만 아닌 국가에도 도움이 돼야 한다, 국가와 국민에 신뢰를 얻는 공무원이 돼야 한다는 마음에서 봉사활동을 했고 그게 노조와 융합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할머니·삼촌 등 집안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봉사활동이 많이해 와서 익숙하다고 한다. 그는 독거노인 도시락배달, 청소, 연탄 배달 등 많은 봉사활동으로 대한민국 사회공헌재단 행정안전부 장관상, 환경 안전 실천대상 서울특별시장상 등을 수상했고, 노조활동으로는 노사상생협의회 구축 등으로 노사협력유공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는 "지자체 직렬 공무원들이 고생 많이 하는 것은 맞지만 컨트롤 타워가 돼서 움직여야 하는 복지부도 일손이 부족하다. 공무원 정수가 부족한 것인데, 정부는 오히려 소수직군의 상위직렬 공무원수를 줄인다고 한다"면서 "심지어 최전선에서 일하는 어느 공무원의 경우 1986년에 임용돼 38년 6개월을 근무했는데 이제 6급에 승진했다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예산은 복지부가 1등인데, 정작 복지부 공무원은 전체를 다 합쳐서 3800명도 되지 않고 그나마도 소속기관에 뿌려져서 일을 하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지금의 일선 공무원들은 소수직렬이라 하더라도 일한 것에 대한 마땅한 대우 받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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