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니 식품업체들의 영업이익은 급증세다. 풀무원의 지난해 연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5.4%, 오뚜기는 37.3%, 농심은 89.1%, 동원F&B는 29.5% 각각 증가했다. 빙그레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1000억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보다 무려 185.2% 불어난 수치다. 수출 호조 등 다른 요인도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낮아진 원재룟값 부담이 이익 증대의 기반이 됐다는 분석이다. 그 사이 식료품 지출 비중이 큰 서민들의 부담은 더 커졌다. 식품업체들은 고물가 속에서 배가 부르는데 서민들은 속이 타는 형국이다. 먹거리 물가 상승에 장보기는 더 두려워졌다. 식품업체를 향해 '그리드플레이션(기업 탐욕에 의한 물가 상승)'이란 비판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정부가 장바구니 물가를 잡는다면서 주요 농식품 품목의 물가 관리 담당자를 지정했던 때가 지난해 11월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등장했던 '빵 서기관' '라면 사무관'의 부활이었다. 인위적 가격 통제라는 비판이 일었으나 나름대로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의지여서 물가가 잡힐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결과는 딴판이다. 국제 곡물가는 급락했는데 가격 인하는 감감무소식이다. 되레 꼼수 인상으로 물가를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 몇 달간 도대체 한 게 뭐냐는 말이 안 나올 수 없다. 기업들이 정부 대책을 비웃고 있는 셈이다. 정부는 책상머리를 떠나 현장에서 답을 찾고, 시장 왜곡이 적발되면 엄정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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