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의 힘 지식의 격 허원순 지음/한국경제신문 펴냄 사리나 사물의 한 면만 봐선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뒤집어 반대편을 들춰볼 때 내가 보고 있는 면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 찬반 양면을 살피는 건 이해를 깊게 하고 주장을 튼튼하게 한다. 세상엔 그런 논쟁거리가 숱하다.
책은 그런 논쟁거리 56개를 다뤘다. 저자가 한국경제신문 '생글생글' 섹션에 연재한 것들이다. 이번 책은 이전에 묶어 냈던 '토론의 힘, 생각의 격'의 후속작이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문제에 '찬성-반대-생각하기' 3단계 과정으로 논리를 펴고 해법을 찾아본다. 가령 지역 인재 유출을 걱정하는 지자체들이 서울로 진학하는 지역 대학생들을 위해 무슨 학사니 학숙이니 하며 세금으로 서울에서 기숙사를 운영하는 것이 과연 합당한가를 따진다. 그런가 하면 지역 이전 공기업이 인력 채용 때 적용하는 지역할당제가 문제는 없는지 파고든다. 이밖에 3만원권 화폐 발행, 50년 넘은 미술품의 해외 판매 금지, 대학 기여입학제, 독신지원금, 구도심 개발 막는 문화재 주변 고도 제한 등 다양한 이슈들을 짚었다.
물론 이런 문제들은 일도양단에 결론 내기 힘든 것들이다. 이해관계자가 뚜렷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진영으로 나뉜 한국사회가 사실에 근거하기보다는 내 편이냐 네 편이냐로 결론내는 풍조에서 논리는 장식품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그렇다고 사실을 추구하는 태도, 객관화의 투지를 포기해선 안 된다. 오랜 기간 논설위원으로서 논리를 세우고 풀어가는 법에 대한 글을 써온 저자의 노력은 값어치 있다. 다만 혼자 1인2역을 하다 보니 더러 이슈에 따라 지평을 더 확장하지 않은 점은 옥의 티다. 그렇더라도 이렇게 광범위한 주제에 해박한 논거를 제시하며 찬반 논리를 전개하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수험생이나 면접 대비용 뿐 아니라 교양인의 논리 근육을 기르는 데도 훌륭한 교재다. 이규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