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대형마트에서 초콜릿 상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시민들이 대형마트에서 초콜릿 상품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영화관에서는 '찰리와 초콜릿공장'의 스핀오프 영화 '웡카'를 상영하고 있다.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해 가지각색의 초콜릿 상품이 진열됐다. SNS에서는 캐릭터 모양 등 특색있는 초콜릿 만드는 영상이 유행하고 있다. 2월은 지금 달콤한 초콜릿으로 가득하다. 초콜릿은 언제부터 일상 속에 녹아들었을까.



초콜릿은 마야와 아즈텍 문화에서 기원했다. 마야와 아즈텍인들은 초콜릿을 허브, 고추, 밀 등 향신료를 섞은 음료로 즐겼다. 이때의 초코음료는 우리가 알고 있는 달콤한 디저트와 거리가 멀었다. 이후 16세기 스페인의 아메리카 정복으로 초콜릿은 자연스럽게 유럽에 전해졌다. 유럽에서 초콜릿이 대중화된 것은 17~18세기로, 설탕이나 우유를 첨가하며 단맛이 생기자 고위층의 사치품이 됐다. 19세기에는 초콜릿 생산이 본격적으로 산업화되며 초콜릿 바 등이 대량 생산됐다. 20세기에는 세계대전을 통해 미국에서 대량 생산된 초콜릿이 세계로 확산됐다. 세계대전에서 초콜릿은 에너지보충용 군수품의 역할을 했다. 21세기에 이르러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충족시키는 초콜릿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2월 14일, 전세계 사람이 달콤한 초콜릿과 함께 사랑하는 마음을 전했다. 밸런타인데이다. 왜 우리는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나누게 됐을까? 밸런타인데이는 발렌티노 신부의 순교를 기리는 성 발렌티누스 축일이다. 3세기 로마제국의 병사들은 전쟁에 집중하지 못하고 탈영할 수 있다는 이유로 결혼이 금지됐다. 하지만 일부 병사들은 법을 어기고 결혼을 택했고, 이들의 결혼을 축복한 발렌티노 신부는 황제에게 처형당했다. 그가 순교한 날이 2월 14일이었다.



아직 성 발렌티누스의 축일과 초콜릿의 관계성을 찾기 힘들다. 밸런타인데이에 초콜릿을 선물하는 문화는 1861년, 영국 '캐드버리'사의 기발한 생각에서 시작됐다. '캐드버리'사는 밸런타인데이에 연인, 가족 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광고를 기획하며 '밸런타인데이는 초콜릿을 주는 날'이라는 인식을 각인시켰다.





초콜릿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초콜릿 이미지. <아이클릭아트>




서양의 초콜릿 선물문화를 동아시아권에 전달한 곳은 일본의 모르조프 제과점이었다. 1936년 모르조프는 '밸런타인데이, 고마운 분들게 초콜릿을 전하자'라는 감사 인사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후 1950년대부터 페미니즘 활동이 활발해졌고 여자도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초콜릿을 전할 수 있다는 인식이 생겼다. 동아시아권에서 '여자가 남자에게 선물하는 날'이라는 인식이 굳어진 이유다. 1958년 도쿄에 있던 메리 초콜릿이라는 양과자점에서 발렌타인 초콜릿을 만들어 판매하며 대중화됐다. 그리고 이 문화는 고스란히 한국으로 넘어왔다.



이처럼 달달한 초콜릿이 이상기후 때문에 위기를 겪고 있다. CNN에 따르면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가 가뭄을 겪으면서 코코아 생산량이 급감했다. 이에 제과 기업들도 인력을 감축하고 가격을 높이는 추세다. 코트디부아르 정부는 코코아 작황의 불확실성 때문에 수출 계약을 전면 중단하기도 했다. 이러한 공급불안으로 '코코아 선물' 가격은 1년간 2배 뛰었고, 연초 이후로도 40%나 급등했다.



코코아 가격 급등으로 허쉬가 쓴맛을 보고 있다. 허쉬는 지난 8일 실망스러운 2023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주가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CNN은 12일(현지시간) "연중 최대 대목인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가장 달콤함을 느껴야할 허쉬가 성장성과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쉬는 올해 매출 전망치를 113억9000만달러~115억달러(15조2113억4500만원 ~ 15조3582억5000만원)로 예상했지만, 데이터 제공업체 팩트셋이 집계한 애널리스트 전망치 115억9000만달러(15조4784억4500만원)보다 낮았다.



코코아 공급 불안정은 허쉬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보통 초콜릿 업체들은 6~8개월간 코코아 재고를 비축해두는데 이후 재고가 바닥나면 올해 코코아 가격 인상분을 초콜릿 제품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초콜릿 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뜻이다.



초콜릿은 오랜시간 우리 일상에 녹아있던만큼 행복, 사랑을 전하는 '달콤함' 전쟁, 이상기후의 '쓴 맛'을 보여주기도 한다. 충전이 필요할 때 초콜릿 한 조각을 추천한다. 정래연기자 fodus020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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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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