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국회에서 고금리 위기 극복과 신산업 전환을 위한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 민·당·정 협의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4일 국회에서 고금리 위기 극복과 신산업 전환을 위한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방안 민·당·정 협의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기업들이 고금리 위기를 극복하고 신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여당이 76조원 규모의 맞춤형 기업 금융을 마련하기로 했다. 14일 국민의힘 유의동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강석훈 한국산업은행회장 등이 참석한 민·당·정 협의회를 열고 이 같은 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중소기업 고금리 부담을 낮추기 위해 19조4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금리가 5%를 넘는 대출에 대해 1년간 최대 2%까지 금리를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정책금융 지원에서 소외됐던 중견기업에 대해선 15조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했다. 신산업으로 전환하는 기업,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 대해서도 자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5대 민간은행이 총 20조원 규모로 기업금융 지원에 동참한다.

정부와 여당이 이런 방침을 정한 것은 고(高)금리발 중소기업 줄도산 등 신용경색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은행의 중소기업 대출금리(신규취급액 기준)는 연 평균 5.34%로 11년 만에 최고치였다. 이렇게 금리가 치솟으며 이자를 제때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대출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이자 부담은 커진 상태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출 상환 시기까지 오는 4∼7월 집중된다고 한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시장 기대보다 늦어지는 분위기다. 총선이 끝난 후 금융기관들이 무더기 대출 회수에 나선다면 파산하는 기업들이 폭증할 것이다. 이에 지원을 강화해 기업들의 금융 부담을 덜어주기로 한 것이다. 기업 정상화를 지원해 경기 부양의 마중물을 붓겠다는 의도도 있다.

기업의 부채 리스크가 전체 금융시스템 불안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관리에 들어감은 당연하다. 다만 이 과정에서 균형 있는 옥석 가리기가 반드시 필요하다. 철저한 맞춤형으로 실효성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금융 지원이 좀비기업들의 구명줄이 된다면 부작용만 초래한다. 일시적 자금 상환 부담에 몰린 기업에는 적시에 지원을 해주고, 회생 가능성이 없으면서도 부채로 연명해 나가는 좀비기업은 구조조정을 통해 과감하게 솎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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