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섣불리 통과시키는 것 우려"
통상갈등 비화 가능성도 제기

공정거래위원회 세종 청사.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 세종 청사. 연합뉴스
미국 재계가 우리 정부의 '플랫폼 공정경쟁촉진법(플랫폼법)'에 추진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플랫폼법 제정 추진 과정에서 미 상의에 충분한 의견 제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자칫 통상 갈등으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가 추진 중인 플랫폼법은 독점적 지위를 가진 플랫폼 기업을 '지배적 사업자'로 사전 지정하고, 4대 반칙행위 금지 등 감시를 강화하는 것이 골자다.

미국상공회의소는 30일 찰스 프리먼 아시아 담당 부회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 상의는 한국이 플랫폼 규제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서두르고 있는 것에 관해 우려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정부는) 제안된 법안의 전문을 공개하고 미국 재계 및 정부를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미국에서 플랫폼 규제법을 통과시키려는 시도가 실패한 것을 포함해 여러 국가의 입법 논의를 면밀히 모니터링한 결과, 미 상의는 이 같은 플랫폼 (규제) 제안에 심각한 결함이 있음을 증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 상의의 이 같은 입장은 최근 미국 내에서 제기돼온 우려 목소리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윌리엄 라인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지난 11일 글에서 규제가 미국 기업들을 불공정하게 겨냥해 중국 기업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지난달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기고문을 올려 비슷한 우려를 표명했다. 아직 미국 정부가 플랫폼에 대해서 공식적인 협의 채널을 통해 입장을 표명하거나 문제를 제기한 경우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유럽연합(EU)이 이번 한국의 플랫폼법과 유사한 규제를 추진했을 때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공정위의 플랫폼법 추진은 이미 국내 플랫폼·IT 업계에서도 쟁점이 된 상태다. 업계는 글로벌 플랫폼에 대한 제재가 실질적으로 어려워 국내 플랫폼에 규제가 집중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해 왔다.

벤처기업협회는 지난 24일 성명을 통해 "법안이 법제화되면 벤처기업의 혁신 시도가 위축되고 이는 투자 위축으로 이어져 결국 성장이 정체되도록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며 "초기창업기업에서 출발해 글로벌 거대 플랫폼과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국내 플랫폼 시장에서 충분히 검토되지 않은 규제가 도입된다면 해외 투자자도 한국 시장을 외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위는 이날 보도 설명자료에서 "국내·외 이해관계자들과 충분히 소통하며 입법을 추진하겠다"며 "플랫폼법 제정 추진 과정에서 미 상의에 충분한 의견 제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부처 간 협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정부안의 내용을 공개하고, 외부 의견을 수렴해 입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11일과 25일 두차례에 걸쳐 주한 미국상공회의소 요청으로 회원사 간담회를 진행했다. 오는 3월에는 암참 초청 공정위원장 강연도 예정돼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미 상의 성명의 취지는 플랫폼법 추진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입법 추진 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개진 기회를 달라는 것"이라며 "법안의 내용이 확정되면 국내·외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 관련사설 23면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