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과정서 소진공 '패싱'정황도
한결원, 판매수수료 150억 받아

중소벤처기업부가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발행과 관련해 법적으로 자격이 없는 사업자에게 혜택을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18일 발표한 '소극행정 개선 등 규제개혁 추진실태' 감사 결과에서 "중기부는 2019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해 한국간편결제진흥원(한결원)에 법적 근거도 없이 모바일 온누리상품권을 재위탁했다"고 밝혔다.

전통시장법에 따르면 모바일 온누리상품권 발행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위탁되는데, 이를 다시 위탁할 시에는 그 대상이 전자금융업자로 한정된다. 그럼에도 한결원의 경우 전자금융업자가 아니었는데도 사업을 몰아준 것이다.

모바일 상품권 추진과정에서 담당 기관인 소진공이 '패싱'된 정황도 드러났다. 중기부는 지난 2019년 한결원의 전신인 법인설립 준비위원회에 모바일 상품권의 발행·운영 업무를 넘기고, 추후 한결원이 설립되면 이같은 권리와 의무를 모두 승계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소진공에 체결하게 했다.

그 결과 법정 의무수탁자인 소진공은 모바일 상품권 판매에 따른 할인보전금과 판매수수료 예산을 중기부에서 배정받아 한결원에 지급하거나 제로페이 홍보 등의 업무만 수행하는 '자동문' 처지가 됐다. 자격 조건이 안되는 한결원이 실질적인 판매 권한을 행사하면서 위탁수수료 15억원을 지급받았고, 판매 금액의 1.5%에 해당하는 판매 수수료 150억원도 지급받았다.

또 중기부는 종이나 카드 형태의 온누리상품권은 소비자 접근성 확대를 위해 모든 금융기관이 판매할 수 있도록 했는데, 모바일 상품권만은 한결원의 설립 재원 마련을 명목으로 출연업체에만 판매자격을 부여하도록 결정했다. 이에 따라 판매 자격이 없는 9개사가 출연을 이유로 판매할당량을 배분받고, 이를 재판매해서 19억5000만원의 판매 수수료를 수취했다.

아울러 중기부는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는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사업도 한결원에 부당하게 몰아줬다. 원래 경쟁입찰을 거쳐 위탁사업자를 선정하는 것이 원칙인데, 이를 무시하고 서울시 등 51개 지자체가 한결원과 수의계약하도록 요청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결원은 공모절차도 거치지 않고 '프리패스'로 모바일 지역사랑상품권 위탁사업자로 선정됐다. 2022년 말까지 거둔 판매 수수료는 38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중앙부처와 지자체 등에서도 법적 근거가 없는 규제로 정당한 사업을 막은 사례가 잇달아 적발됐다. 국방부는 지난 2020년 9월 파주시 A지구 주택건설사업과 관련해 '관할 부대와의 협의 의무가 있다'고 통보했다. 이어 법률에도 근거가 없는 군 협의를 계속 요구했고, 2021년 11월에는 분양신고 수리 등에 대해 취소소송과 집행정지를 제기해 분양이 중단되는 등 차질을 초래했다.

나주시는 법령상 근거도 없이 인허가를 지연해 한국지역난방공사(난방공사)가 지난 2017년 건립한 고형폐기물연료(SRF) 열병합발전소를 2022년 7월까지 4년 7개월 동안 가동하지 못하게 했다. 당시 나주시장이 주민 반발에 편승해 발전소 가동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시하고, 난방공사가 신청한 신고도 고의적으로 처리를 미루면서다. 감사원은 강 전 시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환경부는 지난 2019년 10월 상수원수로 사용하는 용천수를 먹는샘물로 제조·판매하는 울릉군 소재 사업에 대해 '가능하다'는 회신을 하고 이를 번복했다. 환경부 회신만 믿고 공장을 착공했던 회사는 2021년 11월 공장을 완공하고도 현재까지 가동을 못하게 됐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16일 설 연휴를 앞둔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 붙어있는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팻말. [연합뉴스]
16일 설 연휴를 앞둔 서울 시내 전통시장에 붙어있는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팻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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