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상속세를 완화하겠다는 의사를 표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초부자감세 그랜드슬램'이라고 비판했다.
이개호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18일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주식양도소득세 완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다주택자 중과세 폐지에 이어 상속세 완화는 윤석열 정부의 초부자감세 시리즈 마지막 퍼즐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이정도면 초부자감세 그랜드슬램이라고 규정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장은 이어 "윤 대통령은 재산이 많은 사람에게 과세해서 나눠 가져야 한다는 인식이 잘못됐다는 발언까지 했다"며 "이 발언으로 윤 대통령이 초부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이라는 실체가 밝혀진 것"이라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전날인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금융'을 주제로 열린 4번째 민생 토론회를 주재하면서 "소액 주주는 주가가 올라야 이득을 보지만, 대주주 입장에서는 주가가 너무 올라가면 상속세를 어마어마하게 물게 된다. 거기다 할증세까지 있다"면서 "재벌, 대기업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상장 기업들이 가업을 승계한다든가 이런 경우에 주가가 올라가게 되면 가업 승계가 불가능해진다. 그래서 우리나라에 독일과 같은 강소기업이 별로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주식시장 발전을 저해하는 과도한 세제는 우리 중산층과 서민에게 피해를 준다라고 하는 것을 우리 국민들께서 다 같이 인식하고 공유해야 이런 과도한 세제들을 개혁해나가면서 바로 이런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상속세 완화를 시사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이 자리에서 "우리는 여전히 재산이 많은 사람에 대해서 많이 과세해서 나눠 가져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갖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좀 단편적인 이런 생각들을 좀 더 우리가 성숙하게 볼 수 있는 근거가 바로 주식 투자"라고 했다.
이 의장은 이 발언을 문제 삼으며 "정부는 집부자들에게 양도세 종부세를, 주식부자들에게는 주식양도세를, 재벌기업에는 법인세를 줄여주더니 이제는 그들이 자식에게 물려주는 상속세까지 줄여주자고 말한다. 심지어 부자들 세금 덜 걷어야 서민들의 삶이 나아진다며 국민들을 우롱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고 하고 있다"고 맹공을 가했다.
유동수 원내정책수석부대표도 "윤 대통령은 세법을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정책을 남발한다"며 "역대급 세수펑크에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예산과 국가의 미래 위한 R&D예산 등이 가차 없이 삭감되는데도 자산가를 위한 감세만 외치고 있다"고 거들었다. 유 부대표는 "올해 세법을 깎을 거라면 작년 세법개정안에 담아왔어야 한다. 그리고 지금 당장 선거용 감세정책 논의할 거라면 올해 세액경정 감액추가경정예산안도 함께 가져와야 되는 것"이라며 "아직 내년도 나라살림의 규모도 정해지지도 않았는데 '이 세금 폐지하겠다', '저 세금 깍겠다' 말하는 건 조세정책 기본도 모르는 행태"라고 평가절하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의 즉흥적이고 근시안적인 무차별 감세 발언은 4월 총선을 겨냥한 '표퓰리즘'이라 생각한다"며 "줄어드는 세수에 대한 대안도 없으며 세법 개정 절차를 무시하는 독주다. 경제도 모르고, 세법도 모르는 윤 대통령의 선거용 감세추진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경고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 네번째, 상생의 금융, 기회의 사다리 확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