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도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계속되면서 소매유통업체들이 느끼는 체감경기가 여전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소매유통업체 500곳을 대상으로 올해 1분기 소매유통업 경기전망지수(RBSI)를 조사한 결과 전망치가 전 분기(83)보다 소폭 하락한 79로 집계됐다고 10일 밝혔다.

RBSI는 유통기업의 경기 판단과 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지표로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낸다. 100 이상이면 다음 분기 소매유통업 경기를 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대한상의는 "높아진 물가에다 고금리 지속으로 가계부채 부담이 가중되는 가운데 고금리 여파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식, 주택 등 자산가치 불확실성으로 확산하면서 소비시장 회복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모든 업태가 기준치를 하회한 가운데 백화점(88→99)은 기준치에 근접했고, 슈퍼마켓(67→77)은 기대감이 소폭 상승했다. 반면 편의점(80→65)과 대형마트(88→85)는 부정적 전망이 증가했다. 온라인쇼핑(86→78)도 경쟁심화로 낮은 기대감을 보였다.

세부업태별로 보면 백화점은 소비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황에서도 프리미엄 상품 강화 등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됐다. 팝업스토어 등으로 MZ세대의 유입이 확대되고 외국인 관광객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기대감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슈퍼마켓은 낮은 전망치를 보였으나 기업형슈퍼마켓(SSM)의 당일배송 서비스 강화 등으로 매출 회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 기대감을 키웠다. 개인슈퍼는 다양한 지원정책에도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편의점의 경우 유동인구가 줄어드는 1분기가 비수기인 점이 하락을 주도했다. 점포수 증가로 시장 규모는 커졌지만 경쟁 심화로 인해 점포당 매출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대형마트는 고물가 상황이 계속되고 비대면소비 증가로 입지가 좁아지고 있지만, 신선식품과 매장 리뉴얼 강화에 따른 집객 효과 등으로 전 분기와 유사한 전망치를 나타냈다. 온라인은 초저가를 무기로 국내 진출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영향력 확대가 업계의 위기감을 높이고 체감경기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업체들은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려는 경영 전략으로 비용 절감(52.8%), 온라인채널 강화(29.8%), 오프라인 채널 강화(19.6%), 차별화 상품 개발(18.2%) 등을 꼽았다. 경영 애로 사항으로는 비용 상승(36.4%), 고물가 지속(21.4%), 시장 경쟁 심화(14.2%), 고금리 지속(10.2%) 등을 차례로 언급했다.

김민석 대한상의 유통물류정책팀장은 "유통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소비시장이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기보다는 디지털 전환과 저성장기에 맞는 채널·상품·물류 전략 마련을 통한 능동적 대응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대한상공회의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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