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당국, 수사 착수…"국가 엠블럼 모독"
러시아 인플루언서 예브게니아 호프만은 여권을 불태운 후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사진=더선
러시아 인플루언서 예브게니아 호프만은 여권을 불태운 후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다. 사진=더선
러시아에서 전쟁 반대 여론이 커지는 가운데 한 러시아 인플루언서가 심야에 여권을 불태우는 장면을 온라인으로 내보내 현지에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 당국은 형사 처벌을 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22세의 러시아 인플루언서 예브게니아 호프만은 여권을 불태운 후 공개적으로 반러시아, 친우크라이나 성향을 표명했다는 현지 전쟁 옹호자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그녀는 온라인에서 5000명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여권을 불태우는 모습을 생중계한 호프만은 그러나 푸틴에 대한 시위가 아니라 "단지 사진이 마음에 안 들어서"라고 해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 지역 출신인 호프만은 "제 사진이 못생기게 나와서 여권을 태웠다"면서 "나는 푸틴과 러시아를 사랑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행동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 러시아인은 "시민권을 박탈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사람은 "다른 이들의 반전 시위로 이어지지 않도록 엄중한 처벌이 내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인플루언서 예브게니아 호프만은 여권을 불태우고 있다.  사진=더선
러시아 인플루언서 예브게니아 호프만은 여권을 불태우고 있다. 사진=더선
러시아 당국까지 나섰다. 푸틴 대통령의 대학 동창이기도 한 크렘린궁 최고 수사책임자 알렉산더 바스트리킨에게도 상황이 전달했다. 신분증에 인쇄된 두 개 머리를 가진 독수리로 된 국가 엠블럼을 불태운 것에 대해 범죄 혐의가 있다는 게 당국의 해석이다.

관련 조사위원회 측은 "이번 행동은 러시아 연방 시민들의 애국심에 대한 모욕이자 조롱"이라며 "러시아 연방의 국가 엠블럼을 모독한 사건에 대해 조사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죄 판결이 예상되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이 인플루언서가 최대 1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더 선은 "이번 사건은 우크라이나에서 푸틴 대통령의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가 늘어나는 가운데 발생했다"면서 "러시아 당국은 푸틴에 대한 반대 시위와 행동들을 차단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서는 반전 반전 목소리를 낸 시민들에 대한 처벌이 이어지고 있다. 앞서 러시아 의회는 자국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특별군사작전'으로 칭하면서 정부 발표와 다른 내용을 유포하는 행위에 대해 최소 15년의 징역형에 처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후 슈퍼마켓 가격표에 반전 스티커를 붙인 여가수가 징역 7년을 선고받고, 러시아 군인을 묘사한 포스터를 훼손한 40대가 징역 6년에 처해지기도 했다. 한 초등학생이 '푸틴 대통령이 왜 전쟁을 일으킨 것이냐'는 질문을 했다가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학교 미술 시간에 반전 그림을 그린 12살 소녀의 아버지가 형사 처벌을 받고 소녀는 보육원으로 보내지기도 했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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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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