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회 본회의장은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의 향연이었다. 쌍특검법을 통과시켜야만 한다며 당위성을 설명하는 야당과 막을 방법은 없지만 여론에 기대며 부결을 주장해야하는 여당 모두 일일이 짚기 어려울 정도로 내로남불 논리를 쏟아내면서 상대진영을 공격하기 바빴다. 김건희 여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은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가 얽혀있고, 대장동 개발 50억 클럽 의혹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얽혀있기 때문이다. 이중 몇 개만 짚는다면 다음과 같다.

◇'특검법 거부하는자 범인' 외쳤던 여당이 특검법 거부= 전용기 민주당 의원은 대장동 특검법 통과 전 토론에서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원내대표이던 시절 "특검을 거부하는 자는 범인, 반대하는 자는 공범"이라고 한 발언을 꺼내들며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국민의힘이 대장동 특검을 받으라고 압박하던 것은 정의로운 것이고, 민주당이 대장동 특검을 받으라고 하는 것은 총선용이냐는 취지다. 전 의원은 "이랬던 국민의힘이 돌변한 이유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느냐"면서 특검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전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말하는 공정과 상식이 '나는 빼고', '법조인은 빼고'가 돼서는 안 된다"는 말도 했다. 법 앞에 성역 없다고 강조해온 윤석열 정부인 만큼 이중잣대를 들이대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재명도 특검 수사만 주장하는 것은 적폐세력의 수법이라 하지 않았나"=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지난 2021년 9월 28일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특검 수사를 하면서 시간을 끌자? 역시 많이 해봤던 적폐 세력들의 수법'이라고 한 발언을 인용하면서 이제 와 민주당이 법안 처리를 강행하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대장동 특검법이 통과되면 대부분 관련자들이 중첩돼있는 현재 수사 중인 사건의 재판이 지연될 것이 뻔하다"면서 "이 수사가 제대로 진행이 안 된다고 생각하나. 50억 수사도 박영수 특검·곽상도 의원 등 17명 이상이 구속 또는 기소됐다. 그렇다고 이 특검이 기존 수사를 대체할 만큼 공정하느냐"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특검법 생중계는 독소조항' 주장 적절치 않아"=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한 위원장이 김건희 특검법에 △야당만의 특검 추천권 △수사상황 생중계 △수사대상 무한정 확대 등의 독소조항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라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드루킹 댓글 조작, 최서원 특검법에도 여당 추천이 배제돼 있고 생중계 할 수 있는 조항 등이 포함돼 있었다는 것을 정녕 모른단 말이냐"라고 했다.

◇"文정부서 2년간 못 밝힌 사건인데 尹정부에서 안 밝힌다 주장"=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김건희 특검법이)윤석열 정부 수사에서 죄가 안 나왔으니 특검하자는 상황이냐. 아니지 않느냐"라면서 "추미애·박범계 법무부장관이 시퍼렇게 눈뜨고 있는 문재인 정부 검찰이 2년을 뜯어봤는데도 문제가 없었던 사안이 아니냐. 그들이 바보인가"라고 반문했다.

임 의원은 "만약 한톨의 증거라도 있었으면 기소했지 않았겠느냐"라면서 "울산시장 선거개입을 한 문재인 전 대통령에대해서는 특검을 해야하느냐"라고도 물었다.

이처럼 여야는 대장동 의혹과 김 여사 건이 각각 여야에 모두, 혹은 전 정부와 현 정부 양쪽에 얽혀있다는 점을 활용해 화끈한 난타전을 벌였다. 싸움판을 관전하길 좋아하는 일부 네티즌과 '사이다'를 찾는 일부 보수와 진보의 강성지지층에서는 속 시원한 논리라며 박수를 쳤을 수 있겠지만, 정작 정치권에 필요했던 것은 여야를 떠나 애당초 '내로남불로 공격당하지 않도록 스스로 되돌아보고 먼저 고치는 것' 아니었을까.임재섭기자 yjs@dt.co.kr
국민의힘 의원들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표결 전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이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 표결 전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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