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세청에 따르면 12월 1∼20일 반도체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66억57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2% 증가했다. 반도체가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한 비중은 17.6%에 이른다.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전체 수출액도 13.0% 늘어난 378억7200만달러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16억1600만달러의 흑자로, 지난달 같은 기간(14억1300만원 적자)보다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가격 반등에 대비해 저렴할 때 최대한 사두려는 '패닉 바잉'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어 반도체 수출은 더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PC, 스마트폰 고객사로부터 D램, 낸드플래시 주문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주문량이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며 "내년 상반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재고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내년 초 선보일 갤럭시S24를 시작으로 주요 스마트폰·PC 제조업체들이 잇따라 '온 디바이스 AI(인공지능)'을 적용한 신제품을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기 안에 AI 반도체를 탑재하기 때문에 외부 서버를 거치는 방식보다 처리속도가 더 빠른 대신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반도체 가격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 일부 제품의 현물거래 가격은 최근 3개월 새 15%가량 치솟았다. 트렌드포스는 내년 1분기에도 전 분기보다 18~23% 수준의 가격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D램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은 이같은 수요 급증에도 증산보다는 공급량 관리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이달 초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제조설비 증설보다는 차세대 제품 비중을 늘리는 공정 전환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통상연구원장은 "세계 메모리 시장이 3~4분기를 기점으로 바닥을 찍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상승 추세에 접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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