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KB금융 회장이 계열사 인사에서 전문성을 앞세운 대표 교체로 '비은행 강화' 행보에 나서면서 대대적인 조직 변화를 예고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오는 27일이나 28일 중 대규모 조직개편 및 지주 이하 계열사의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KB금융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KB손보 김기환 사장이 대표직에서 내려온 뒤 공로를 인정받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 사장은 지난 2020년 KB손보 대표로 첫 취임할 당시 지주 CFO(최고재무관리자)로, 정통 '보험맨' 출신은 아니었다. 재무 및 리스크, 홍보, 인사관리(HR), 글로벌 등 부문을 맡으며 그룹 내 핵심 사업에 대한 이해가 높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김 사장은 지난 3년간 체력 개선 등을 통해 KB손보를 그룹 내에서 존재감 있도록 견인했다. KB손보는 KB금융 비은행 계열사 10곳 중 순이익 기여도가 1위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이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1년 연임에 성공했다. KB손보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은 6803억원으로,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김 사장은 내년에도 김성현 KB증권 대표이사 사장과 같이 1년 더 KB손보를 이끌 수도 있었다. 그러나 양 회장이 비은행 강화 측면에서 새로운 경영진을 대거 앞세우는 변화를 택했다. 양 회장은 KB손보를 비롯한 KB증권, KB자산운용 등 주력 계열사 새 대표에 내부 출신 인사를 대거 등용했다. 그동안 지주와 은행 등에서 내려온 것과 달리 전문성에 기반해 각 계열사 내부 인사로 전격 교체했다.
KB손보 신임 대표 내정자인 구본욱 리스크관리본부 전무는 대표적인 재무·전략통이다. 1967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94년 KB손보 전신인 럭키화재에 입사해 30년가량 몸담았다. KB손보 회계부장과 경영관리부장, 경영관리부문장 등을 역임하며 경영 전략 및 리스크 관리에서 역량을 보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KB금융은 계열사 대표 인사를 마치며 조직에 대폭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계열사 CEO 인사에서 부회장 후보를 언급한 것과 달리 차세대 그룹 리더로 꼽는 인사의 이름을 확인할 수 없었다. KB손보 김 사장 역시 임기간 그룹의 성장을 뒷받침하며 차세대 리더 중 한명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양 회장 체제에서 차기 회장의 바로미터였던 부회장직 체제를 폐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금융당국이 부회장 제도의 양면성을 언급하는 등 기존 부회장직을 유지하는 게 부담이 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KB금융 부회장 자리는 현재 공석이다. 허인·이동철 부회장이 양 회장 취임 후 사임 의사를 밝혔다. 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라임·옵티머스 불완전판매 사태로 중징계가 확정되자, 지주 총괄부문장 자리를 사임한 바 있다. 앞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부회장 제도는 셀프 연임보다 훨씬 진일보한 제도"라면서도 "폐쇄적으로 운영돼 신임 (인사) 발탁 등 경쟁력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임성원기자 son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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