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시장은 14일 페이스북을 통해 "면종복배(面從腹背·면전에선 따르지만 속으론 배신함), 감탄고토(甘呑苦吐·달면 삼키고 쓰면 뱉음), 배은망덕(背恩亡德·남에게 입은 은덕을 배반함) 이런 정치를 하면 안 된다. 그런 정치는 말로가 비참해진다"고 사실상 김기현 전 대표를 비판한 뒤 이같이 말했다.
홍 시장은 지난 3·8 전당대회 국면에서 김 전 대표 이외의 후보군을 비판하며 측면 지원한 바 있지만, 지도부 출범 이후 당 상임고문직에서 배제되고 당원권 정지 징계 후 사면 복권 대상이 되기도 했다. 김 전 대표를 향했던 불만의 화살은 선수(選數)를 가리지 않고 주류 측에서 집단행동한 인사들로 향했다.
특히 나경원 전 의원 당대표 불출마를 겁박한 초선 50인 연판장, 최근 '김기현 대표 사퇴론' 중진 의원들을 향한 "자살특공대" 비난 등 주축이 된 초선의원들이 주된 대상으로 풀이된다. 홍 시장은 "그런 애들이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면서 "조속히 당이 정비돼 총선 준비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홍 시장은 전날(13일) 김 대표 사퇴선언에 앞서서도 17대 총선에서 외압을 차단, 중진 등 37명 불출마를 설득한 김문수 공천관리위원장을 예로 들어 "당대표도 공천 배제당한 쇄신공천이었다. 김 대표도 그때 들어온 사람"이라며 "이 당에서 혁신조차 못하고 있는데 그런 혁명적 쇄신 공천이 가능할까"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은 '혁신 못하는' 이유로 "초선은 늘 정풍(政風)운동의 중심이었는데 이 당은 일부 초선조차도 완장차고 날뛸 정도로 당이 망가져버렸다. 그런 당에서 쇄신 공천이 가능할까"라고 했다. 그는 지난 12일 친윤(親윤석열)계 주류 희생 물꼬를 튼 장제원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을 호평하면서도 초선들을 겨눴다.
홍 시장은 "장 의원보다 훨씬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사람들은 눈감고 뭉개면서 시간이 흘러가기만 기다리고 있다"며 "한술 더 떠 철부지 애들까지 동원해 반(反)혁신을 외치고 있다. 파천황의 변화 없이는 총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판을 뒤엎으면 대안이 보인다"고 강도 높은 혁신을 요구했다.
한편 윤재옥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된 지도부는 이날 중진연석회의,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에 공감을 이뤘다. 김 대표 체제에서 추진했던 조기 공천관리위 발족과는 선 긋고 개정된 당헌당규상 선거일 90일 전인 내년 1월10일 공관위 출범 시한을 준수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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