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이 연일 대량 희생되고 있는 가자지구에 휴전을 결의하는 최근 유엔 안보리 표결에서 미국은 반대표를 던졌다. 전체 표에서는 압도적으로 찬성이 많았으나 상임이사국 미국의 반대로 의안은 부결됐다. 세계인들은 지난 80년 가까이 세계의 경찰을 자임하며 인권과 평화를 지켜왔다는 미국의 이미지와 다른 미국의 얼굴을 또 한 번 보게 됐다. 사실 이런 모습은 소련이 붕괴하고 세계 유일 패권국이 된 후 미국이 간간이 흘려온 바다. 그리고 최근 들어 그 횟수는 잦아지고 있다.
미국은 대한민국의 동맹국이다. 6·25 전쟁으로 누란의 위기에서 유엔 참전을 주도해 한국을 지켜줬다. 한국인들은 글로벌 이슈에서 미국 편을 들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현실적 문제이고 국익의 문제다. 그런데 이번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에서 미국이 인도적 참상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무조건 이스라엘 편을 드는 데에 한국인들은 세계인들과 함께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물론 하마스가 이스라엘 민간인 촌을 급습해 1000여 명이나 잔인하게 살해하고 납치한 행위는 아무리 비난해도 과하지 않다. 그에 상응하는 반격 권리를 이스라엘은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가자지구를 완전히 폐허로 만들어버리는 보복전은 대칭성을 완전히 상실했다.
책은 이번 이-팔 전에 관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동안 알고 있던 미국은 실제 모습과는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설득력 있는 사례를 통해 설명한다. 마음씨 좋고 정의로운 '엉클 샘' 이면에는 주판알을 철저히 튀기고 유·불리를 꼼꼼히 재보는 최강대국의 무서운 면이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대미 외교에서 또 미국이 개입하는 다자외교에서 미국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예리하게 통찰해내야 우리의 국익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