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K드라마 등 K콘텐츠의 인기와 함께 K-푸드의 글로벌 위상 또한 높아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라면과 김이 K푸드 수출을 쌍끌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올해 김 수출액은 이미 지난달에 7억달러(약 9200억원)를 넘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올해 1∼10월 김 수출액은 6억7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4% 증가했다. 올해 김 수출액은 지난달 10일 기준 7억89만달러로 기존 최고 실적이던 2021년의 6억9000만달러를 일찌감치 돌파했다.

해수부는 김이 해외에서 저칼로리 건강식품으로 인기를 끌면서 세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은 2019년부터 수산식품 수출액 1위를 지켜왔다. 수출액은 2010년 1억1000만달러에서 2015년 3억달러, 2017년 5억1000만달러, 2021년 6억9000만달러까지 늘었다가 작년에 6억5000만달러로 줄어든 바 있다.

한국 김이 수출되는 상위 5개국은 미국, 일본, 중국, 태국, 러시아 순이다.

올해 수출 실적을 시장별로 보면 미국은 1억5000만달러를 넘었고 일본은 1억4000만달러에 육박했다. 중국은 9000만달러에 달했다. 태국과 러시아는 합해서 1억달러 정도로 나타났다.

올해 수출액을 유형별로 보면 조미김(구운김)과 마른김 비중이 6대4다.

해수부 관계자는 "김 수출액이 올해 연말까지 우리 돈으로 1조원을 최초로 돌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추세라면 올해 김 수출액은 8억달러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해수부는 2027년까지 김 수출 규모를 10억달러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온 상승에 강한 종자를 개발하고 국가별 맞춤형 수출전략 플랫폼을 구축하는 내용을 핵심으로 한 '제1차 김 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지난 9월 수립한 바 있다.

김 수출은 대기업보다 중견기업 중심이다. 지난해 신안천사김이 김 업계 최초로 1억달러 수출을 돌파해 '1억달러 수출공로탑'을 수상했으며 광천김은 '7천만달러 공로탑'을 받았다.

기업들은 다양한 풍미의 김 제품을 개발하며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기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10월 영국 시장에 비비고 김스낵을 출시했으며 올 9월에는 대형 유통채널인 아스다와 오카도까지 판매 채널을 확대했다. CJ제일제당은 현지인의 취향에 맞춰 BBQ맛, 핫칠리맛 등의 김스낵을 선보였다.

이러한 김을 수출시장에서 추월한 것이 라면이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에 라면 수출은 전년(4억6700만달러)보다 29% 증가한 6억357만달러를 기록하며 김을 추월했고 그 뒤로 격차를 벌리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7억8525만달러로 지난해 전체(7억6541만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라면 수출액은 지난달 25일까지 8억4000만달러로 작년 동기보다 25.4% 증가했다. 5년 전인 2018년 전체(4조1309만달러)의 2배가 넘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라면 수출액 10억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라면 수출 1위 시장은 중국(1억7445만달러)이며 2위는 미국(1억700만달러), 3위는 일본(4866만달러)이다. 네덜란드와 말레이시아가 각각 4위와 5위를 차지했다.

한국 라면 업체들은 한류 인기의 직접적인 혜택을 봤다. BTS의 정국, 뷔, 진, 블랙핑크의 지수와 제니 등이 소셜미디어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라면을 먹는 모습으로 세계 팬들의 관심을 끈 것이다. 영화 기생충에는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은 '짜파구리'가 등장해 주목받았다. 특히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이 한국 라면 수출의 50% 이상을 담당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해외에 공장이 없어 해외 판매 전량을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한다.

삼양식품 올해 1∼3분기 수출액은 5876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6057억원)에 육박한다. 삼양식품 수출액은 매년 늘어 올해 8000억원 안팎으로 사상 최대 기록을 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양식품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6%에서 올해 3분기 68%까지 커졌다.

삼양식품의 해외 매출 중 80% 이상은 불닭 브랜드에서 발생한다. 불닭 브랜드는 현재 100여개국에 수출되며 매출 비중은 중국 35%, 동남아 30%, 미주 15% 등이다.

국내 시장 1위인 농심도 일본, 동남아, 유럽 등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라면을 수출하고 있다. 농심은 미국과 중국에서는 현지 공장 5곳에서 생산한 라면을 직접 판매한다. 농심 라면 매출에서 해외 시장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44%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에서 잘 팔리는 제품은 '신라면'으로, 해당 제품은 2021년 해외 매출액이 국내를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이 24% 성장한 미국법인은 농심 전체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농심은 이르면 2025년 미국 제3공장을 착공할 계획이며 미국 시장에서 일본 닛신을 제친 데 이어 수년 내 마루찬 브랜드로 유명한 일본 토요스이산까지 제치고 1위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수립했다.

또 멕시코 시장에서 적극적인 영업,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 시장은 인구가 1억3000만명에 이르고 매운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일본, 호주, 베트남 법인의 성장을 위해 유통채널을 확대하고 유럽 등에서도 유통채널 입점을 늘릴 계획이다.

한편 세계적인 고물가 속에 각국 라면 시장은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세계 인스턴트면 협회가 집계한 결과, 지난해 세계 50여개 나라에서 역대 최다인 1212억 그릇의 인스턴트 라면을 끓여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지난 10월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외국어로 김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월 3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외국어로 김을 소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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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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