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 공사비급증 400억 증액 요구 발주처 본사 앞서 7일 실력 행사 공사비 증액을 두고 기업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직전 계약을 체결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동안 공사를 진행한 현장의 공사비 갈등은 꾸준히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은 '안양물류센터 재건축 사업'의 공사비 400억원 증액을 요구하며 코람코자산신탁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DL건설 측은 도급계약 체결 이후 코로나19와 러-우 전쟁 등 천재지변에 준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공사비 폭증에 대해 발주처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양물류센터 재건축 사업은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발주처는 LF그룹의 코크렙안양 주식회사로, 2020년 9월 당시 체결된 도급액은 약 1190억원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리츠 운용사로 사업에 참여했다.
DL건설은 사업지에서 오염토가 발견되며 공기가 6개월 이상 지연됐고, 이로 인한 추가 비용 발생, 코로나19와 러-우 전쟁으로 인한 공사비 인플레이션 등으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DL건설은 이날 코람코자산신탁 본사 앞에서 시위를 벌인데 이어 7일 발주처인 LF그룹 본사에서 공사비 증액 시위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DL건설 관계자는 "오염토가 나와서 공기가 밀린 사이에 자재값이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했다"며 "이런 악조건에서도 발주처와의 계약을 이행하기 위해 신의성실 의무를 다해 지난달 24일 준공을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 상승에 따라 발주처의 이익은 배가 됐지만, DL건설과 협력사는 막대한 손실을 짊어지고 하루하루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코람코 측은 이미 공사비 증액에 대한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DL건설이 시위에 나선 것이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또 공사기간 중 발생한 물가 변동에 대해 시공사가 모두 책임지는 '물가변동금지특약'이 계약서에 명시돼 있고, 시공사 측도 이에 동의한 상황에서 전체 공사비의 30%가 넘는 금액을 모두 발주처가 부담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공사의 증액 요구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DL건설의 주장에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미 공사비 증액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고, 추가 협상도 예정돼 있다는 것이다.
코람코 관계자는 "계약서 상으로만 보면 공사비 증액 요구 자체가 부당하지만, 업계 상생을 위해 일정 부분 증액에 대해서는 이미 양측이 합의를 했다"이라며 "공사가 6개월 지연된 것에 대한 지체상금도 요구하지 않고, 추가 협상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무작정 돈을 내놓으라고 하는 것은 절차를 무시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앞서 KT와 쌍용건설이 'KT판교 신사옥 건설공사' 공사비를 두고 갈등을 빚는 등 기업간 공사비 갈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이전인 2020년 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공사 기간 중 러-우 전쟁이 발발한 공사에서 비슷한 갈등이 예상된다.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에서 조합과 시공사의 공사비 다툼은 종종 발생했지만, 기업간 갈등은 이례적인 만큼 이번 갈등이 향후 민간공사 물가변동금지특약 해석에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국토교통부 역시 공공공사에서 코로나19를 천재지변에 준하는 상황으로 보고 해당 기간 물가변동률을 공사비에 반영했고 민간공사 표준계약서에도 물가변동 반영 조항을 신설했지만, 표준계약서 자체가 권고 수준에 그쳐 갈등 해소에는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