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바바그룹 산하 알리익스프레스가 해외 직구 플랫폼을 넘어 국내 오픈마켓으로 영역을 확장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커머스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는 이 회사의 신규 채널 'K-Venue(베뉴)'의 성패가 한국 오픈마켓 사업 진출 여부의 가늠좌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경영진은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한국 마케팅을 총괄하는 한송이 상무는 자사 플랫폼의 포지셔닝 전략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아직은' 글로벌 직구 플랫폼"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이 회사가 최근 다수 한국기업을 플랫폼에 입점시켜 무료 직접 배송을 제공하는 채널을 연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두고 국내 오픈마켓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회사는 지난 10월부터 한국 셀러들의 제품들을 한 곳에 모아 판매하는 K-Venue(베뉴) 운영을 시작했다. 한국피앤지, 애경, 깨끗한나라, 쿤달, 유한킴벌리, 엘지생활건강, 베베숲, 유한양행, 로보락, TCL 등이 입점해 있다. 한 상무는 "K-Venue는 (한국 기업 입점의)테스트베드로 봐 주면 되겠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기존 국내 오픈마켓과 차별화 된 경쟁력으로 '다양성'을 꼽았다. 그는 "가격 말고도 우리가 가진 경쟁력이 많다. 1억개 이상의 상품이 등록된 플랫폼으로서, 상품의 다양성이 큰 무기가 될 것"이라며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선 '절대 왕좌'는 없다"고 말했다.
'다이소의 중국발 온라인몰'이란 평가를 받는 것에 대해선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 상무는 "특정 기업을 경쟁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우리가 시장에 들어와 어떤 경쟁이 이뤄진다면, 그 경쟁의 궁극적인 수혜자는 소비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앞으로 한국 중소기업의 K-Venue 입점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한국대표는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인 마윈은 '하늘 아래 어려운 사업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며 "다양한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도와 그들의 판로개척을 도와주는 것을 사명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지 (국내)기업들이 중국, 글로벌에 진출하는 데에 일조할 것이며, 구체적 방안을 몇개월 내에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는 아울러 가품 논란 해소 방안도 제시했다. '지식재산권 및 소비자 보호 강화 대책'으로 셀러 검증을 강화하고, 한국 시장을 위한 맞춤형 알고리즘 운영, 가품 의심 상품 구매시 증빙서류 제출 없이 100% 환불 보장 정책 시행 등의 내용을 담은 '프로젝트 클린' 계획을 내놓았다. 회사는 한국기업의 지적재산권과 고객 보호 강화를 위해 향후 3년간 100억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회사는 국내 이커머스 2위 기업인 11번가 인수설에 대해서는 그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내년 한국 물류센터 설립 여부에 대해선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가 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지적재산권과 소비자 보호 방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