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판매된 홍콩 H지수 ELF(펀드)·ELT(신탁) 중 내년 상반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만 8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상품은 홍콩 H지수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고위험 파생상품이다. H지수는 한때 1만2000선까지 올랐으나 중국의 경기 침체 등으로 폭락해 6000대로 떨어졌다. 이대로 만기 도래한다면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이 불가피하다. 손실 규모가 최대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투자자들은 은행들이 투자 위험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며 불완전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투자자들 중에는고령층이 많다. 노후자금인 셈이다.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으로 판매자는 고위험 상품의 위험성과 원금 손실 여부 등에 관해 충분히 설명하고 투자자의 자필, 녹취 등을 받아놓아야 한다. 그러나 금융사들은 실적을 올려야 하고 투자자들은 위험보다는 고수익에 현혹돼 겉치레로 진행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금융사들은 2020년 라임펀드, 2021년 옵티머스펀드 사태로 중징계를 받는 등 홍역을 치렀다. 그런데도 이번에 또 대규모 부실 우려를 낳고 말았다. 일부 투자자들은 원금이 보장된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한다. 금감원은 사실여부와 책임소재를 철저히 가려야 한다. 그런데 금융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금감원은 각 금융사의 감사위원들과 소통하며 내부통제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한다. 불완전판매 가능성과 투자자 과실도 따져야 하지만, 왜 금감원은 금융사고 발생이나 징후가 나타나서야 조사를 한다고 부산을 떠냐는 것이다. 대규모 손실 우려를 낳는 이번 홍콩 ELS 판매에 금감원의 뒷북 감독도 책임이 전혀 없다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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