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EXPO) 유치에 실패에 따른 여론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총력전을 펼친 유치전 실패는 부산시민을 포함해 국민에게 실망감을 안긴 악재다. 야당은 총선에 이를 활용할 개연성이 다분하다. 여권에선 악재가 추가됨에 따라 '한동훈·원희룡 차출설'에 힘이 실리는 등 혁신 목소리가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으로 안타깝다"며 "새벽까지 회관에 모여 엑스포 유치를 갈망하는 부산 시민과 많은 국민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여론추이를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하지만 야권 일각선 노골적으로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SNS에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정부의 엑스포 유치 예산은 총 5744억원"이라며 "1표를 얻는 데 무려 198억원을 썼는데 이 돈은 어디에 쓰인 건가. 무효율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사우디와 싸우기에는 너무 돈이 적어 석패할 수밖에 없었어요. 엉엉. 흑흑"이라고 비꼬았다. 대대적인 공세를 예고한 것이다. 여당에선 자성론이 나왔다. 부산시장 출신인 서병수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정말 너무 충격적이다. 뚜껑을 열기 전만 해도 이길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가 있지 않았냐"며 "우리의 외교적 역량, 정보 역량의 현주소를 알려주는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혁신 목소리도 커진다. 이대로는 내년 총선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최근 지역을 순회하며 국민과 만나 연예인급 인기를 실감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이재명 대표와의 일전을 시사했다. 유치 실패를 계기로 이들의 정치 참여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이번 정부가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녔던 게 향후 영향을 긍정적으로 끼칠 것이라 본다"며 "다만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 만큼 한 장관이 (총선에서)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 만나 "아직 여론이 어떤지 제대로 발표되지 않아 모르겠지만 엑스포 유치 무산으로 국민이 윤 정부에 분노하거나 우리나라 역량이 부족했다는 등으로 생각이 달라도 한 장관은 총선에 나오는 게 상수"라며 "이 일로 용산이 흔들리면 그 시기가 빨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소현기자 ashright@dt.co.kr

'LG 엑스포 버스'가 영국 런던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빅벤 앞을 지나고 있다. LG 제공
'LG 엑스포 버스'가 영국 런던의 대표적 랜드마크인 빅벤 앞을 지나고 있다. LG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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