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서 '개딸'표 반영 비중 높이는 당헌·당규 개정안 의결
'개딸'이 뽑은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당 장악할 가능성 커져
'민주당 사당(私黨)화' 비판 거세...이낙연,"강성 지지자탓 면역체계 붕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드디어 '개딸'(개혁의 딸) 당을 완성시켰다. 지난 27일 열린 당무위원회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전당대회에서 권리당원인 '개딸' 표의 반영 비율을 높이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의결한 것이다. 이로써 민주당은 명실상부한 '이재명 개인당', '개딸당'으로 바뀌는 기반을 만들었다.

개정안은 권리당원 대 대의원 표 반영 비율을 20대 1 미만으로 조정하는 게 골자다. 현재는 권리당원 60표가 대의원 1표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번 비중 조정 방안에 따르면 권리당원의 표 비중은 3배 이상 높아지게 된다.

당헌·당규 개정안은 다음 달 7일 예정된 중앙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되면 내년 8월 전당대회부터 적용된다. 앞서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지난 24일 비공개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의결한 바 있다.

그간 친명(친이재명)계와 강성 당원들은 '표 등가성' 차원에서 권리당원의 표 비중 확대 등을 주장해왔지만, 비명(비이재명)계는 당권파의 헤게모니 확대라며 반대해왔다. 이런 이유로 중앙위 논의 과정에서 계파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당헌·당규 개정안은 '이재명 사당화'의 마지막 단추라고 볼 수 있다. 급진적인 '개딸'들이 뽑은 대표와 최고위원들이 민주당을 장악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재명 대표의 장기 집권이 가능하다. 민주당 안팎에선 민주당이 '이재명당', '사당(私黨)'화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2022년 3월 치러진 대선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패배한 이재명은 잠재된 수많은 사법 리스크를 국회 원내 진출과 야당 대표직 장악을 통해 회피하는 전략을 추구해왔다. 2022년 6월 송영길 전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사실상 무혈 입성한데 이어 그해 8월 민주당 당권을 손에 거머쥐었다. 지난 3월에는 뇌물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후보자를 총선 부적격자 기준에서 삭제했다. 위례·대장동 특혜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후에도 당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이재명의 민주당은 또 지난 10월 큰 하자가 없는데도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35년만에 처음 부결시켰다.

민주당은 이와 함께 2024년 정부 예산안에서 원자력 생태계 복원 등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사항은 대거 삭감하는 대신 이재명 대표가 주장하는 정책 사업을 대거 증액하는 방향으로 수정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오랜 전통인 '3권 분립' 원칙을 무시하고 사법부는 물론 행정부까지 전방위로 간여하는 무소불위의 행태로,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가 아닌지 착각이 들 정도다.

이재명 대표는 이처럼 당을 사당화하는 가운데서도 민생 논의 등을 명분으로 윤 대통령과의 일 대 일 만남을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다. 정치 평론가들은 이에 대해 "민생보다는 자신의 사법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윤 대통령과 담판을 지으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28일 이낙연계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이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진행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 기조연설에서 "제1야당 민주당은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다"며 "과거의 민주당은 내부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해 건강을 회복했으나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 영향으로 그 면역체계가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긴 세월 동안 나름의 자생력과 회복력을 구사해 왔으나,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며 "면역체계가 무너지면 질병을 막지 못하고 죽어간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현 지도부가 강성지지층인 '개딸'에 기대 당을 운영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 전 대표는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한다"며 "참담하다. 당내 민주주의가 거의 질식하고 있다"라고도 했다. 이어 민주당이 '면역체계'가 무너진 탓에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국민 마음에 둔해졌다"며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놓아도 사법 문제에 가려진다"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우회적으로 꼬집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두고 있냐는 질문에 "여러 갈래의 모색이 있다. 국가를 위해서 제가 할 일이 무엇인가 항상 골똘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재명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에서 더이상 '민주주의'나 '진짜 민생'을 찾아보기란 어렵다. 관심은 온통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방탄'뿐이다. 이 대표와 일부 강성 친이 의원들 모임인 '처럼회'가 이끌어가는 민주당이 다가오는 총선에서 스스로 자신하는 것처럼 200석을 얻을 수 있을까?

문재인 정권때와 같이 국가 재정을 흥청망청 써대고, 모자라는 돈은 한국은행이 찍어 메우면 된다는 이재명 대표. 개인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는 좌파들의 이른바 '민주집중제'로 향하는 것처럼 보이는 민주당을 얼마나 많은 국민들이 지지할 것인가. 민주당이 다시 책임있는 집권 세력이 되려면 안팎의 이런 우려를 불식할 수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의 진보에도 회생의 길이 열린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리는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끝)
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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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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