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시스템 개발해 효율 극대화
독립 제어로 안전성 높인 유니휠
고성능·프리미엄 모델 우선 적용

현대자동차·기아가 자동차 바퀴 각각에 모터를 달아 내부 공간 활용을 극대화 하는 새로운 구동 시스템(유니버셜 휠 드라이브 시스템)을 개발한다. 현대차·기아는 이 기술을 목적기반모빌리티(PBV)를 포함해 고성능차, 프리미엄 모델 등에 적용할 계획으로, 100여년 동안 이어진 좌우 바퀴를 연결하는 차 설계의 패러다임(가치관)을 바꾼다는 전략이다.

박종술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 수석연구위원은 28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유니휠 테크 데이'에서 "현재 양산 중인 전동화 파워트레인은 드라이브 시프트 등 두 바퀴를 연결해 두 차축 사이 공간 활용이 불가능하다"며 "유니휠은 주요 구동부품을 각 휠(바퀴) 내부로 옮겨 전기차 전체의 공간을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은 엔진과 변속기를 거친 동력이 드라이브 샤프트, CV(등속) 조인트를 통해 바퀴로 전달된다. 전기차 역시 엔진과 변속기가 모터·감속기로 대체 됐을뿐 구동 전달 시스템은 동일하다.

하지만 유니휠은 이를 휠 안에 집어넣어 공간 활용성의 새 가능성을 열었다고 회사는 평가했다. 현대차·기아는 유니휠과 관련된 특허 8건을 국내,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 출원·등록했다. 이날 행사의 진행을 맡은 아나운서는 인사말에서 "100년 이상 지속돼 온 차량 패러다임 혁신"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유니휠은 각 바퀴 옆에 구동모터가 적용된다. 각 바퀴를 독립적으로 제어하기 때문에 조향은 물론 주행 안전성도 더 높아졌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 시간)은 기존 구동시스템이 4.9초인 데 비해 유니휠은 3.6초로 더 단축됐다.

임우현 책임연구원은 "유니휠의 전달 효율은 92~95% 수준이고, 차고를 낮춰도 효율성과 내구성에 영향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며 "전달 효율은 양산차 대비 2~3%포인트의 차이가 있다. 매우 좋은 결과지만 이를 더 높이기 위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차·기아는 해당 기술이 조향이 더 좋아지는 등 고급 기술인 만큼 고급차나 고성능 모델에 우선 투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고려하면 본격 양산이 시작될 경우 제네시스나 N 브랜드에 먼저 적용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유니휠은 공간 활용성이 강점인 만큼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에 적합하다. 장기적으로는 자전거·휠체어 등 1인 모빌리티뿐 아니라 계단을 에스컬레이터처럼 부드럽게 올라가는 것도 가능하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김기석 책임연구원은 "유니휠의 적용은 승용·SUV 모델과 함께 새로운 PBV 모델에 적용할 수 있다"며 "트렁크 공간을 더 확보하거나, 전기차 배터리를 더 넣는 것도 가능하다. 좌우륜 독립 구동으로 높은 출력과 조정안정성이 높아져 고성능 모델에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이와 별도로 e-코너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이는 구동모터까지 휠 안에 집어넣는 '인 휠 시스템'으로 어 차가 옆으로 가는 '크랩 주행'이나 360도 제자리 회전 등이 가능한 기술로, PBV 적용 등을 추진하고 있다.

박 수석연구위원은 "인휠 시스템은 휠 안에 모터가 들어가 가속이 없이도 동력이 발생하는 반면, 유니휠은 모터가 차체에 장착된다. 휠이 가혹한 환경에 놓여지는 만큼 내구성이나 신뢰성에서 유리하다"며 "상용화 단계를 논하기는 이르지만 우선 비조향의 구동 시스템 완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e-코너 모듈 등과의 연계 여부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양산 전기차 구동 시스템(아래)과 유니버셜 휠(유니휠) 드라이브 시스템 모형. 유니휠 시스템에는 양산 시스템과 달리 좌우 휠(바퀴) 사이에 공간을 확보했다.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양산 전기차 구동 시스템(아래)과 유니버셜 휠(유니휠) 드라이브 시스템 모형. 유니휠 시스템에는 양산 시스템과 달리 좌우 휠(바퀴) 사이에 공간을 확보했다.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유니버셜 휠(유니휠) 드라이브 시스템.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유니버셜 휠(유니휠) 드라이브 시스템.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박종술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 수석연구위원이 28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유니휠 테크 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장우진 기자
박종술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 수석연구위원이 28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열린 '유니휠 테크 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장우진 기자
양산 전기차 구동 시스템(아래)과 유니버셜 휠(유니휠) 드라이브 시스템 모형. 유니휠 시스템에는 양산 시스템과 달리 좌우 휠(바퀴) 사이에 공간을 확보했다. 장우진 기자
양산 전기차 구동 시스템(아래)과 유니버셜 휠(유니휠) 드라이브 시스템 모형. 유니휠 시스템에는 양산 시스템과 달리 좌우 휠(바퀴) 사이에 공간을 확보했다. 장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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