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이 대형 물류업체인 유피에스(UPS)와 페덱스를 제치고 미국 내 최대 운송업체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도 이커머스 점유율 1위인 미국 법인 쿠팡이 강력한 플랫폼을 앞세워 기존 물류시장을 흔드는 것과 비슷한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마존이 지난해 미국 내에서 52억개가량의 소포를 운송한 데 이어 올해는 59억개 운송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WSJ에 따르면 아마존은 올 들어 쇼핑 대목인 추수감사절(23일) 이전에 이미 소포 48억개 이상을 운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미국 내에서 연간 53억개의 소포를 운송하며 근소하게 아마존을 앞섰던 UPS는 올해 운송량이 지난해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UPS의 올해 누적 소포 운송량은 34억개다.
아마존은 지난 2020년에도 소포 운송량 33억개를 기록하며 페덱스(31억개)를 제친 뒤 격차를 계속 벌려 나가고 있다. 아마존 집계는 아마존이 처음부터 끝까지 운송한 소포만을 포함하는 반면, UPS와 페덱스는 최종단계에서 우편 서비스를 사용한 경우도 포함하는 만큼 집계 규모가 더 클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부연했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아마존은 UPS와 페덱스의 주요 고객이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뒤바뀐 셈이다.
국내 시장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쿠팡은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서비를 통해 택배시장에 진출한 이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7% 수준이었던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의 점유율은 올해 8월 말 기준 24.1% 수준까지 오르면서 1년 새 2배 가까이 성장했다. 기존 택배사업자였던 한진택배, 롯데택배, 로젠택배 등을 밀어낸 것이다. 업계 1위였던 CJ대한통운 역시 같은기간 40%에서 33.6%로 점유율이 축소되면서 쿠팡은 1위 자리까지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16년 당시 페덱스 최고경영자(CEO)였던 프레드 스미스는 아마존이 물류 분야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견해에 대해 허황한 주장이라고 일축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격세지감'이 됐다.
다만 미국 공정거래 당국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아마존을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에서 아마존의 물류 서비스 및 제3자 판매자에 대한 가격책정 등 여러 사업 관행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아마존의 기세가 꺾일 가능성도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미국 FTC 역할을 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유사한 내용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UPS와 페덱스는 최근 몇 년간 아마존의 운송량 증가와 관련해 자신들은 운송 규모 경쟁에 나서는 대신 이익률에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국내 업체인 CJ대한통운과 한진 등도 각각 비택배 부문과 글로벌 사업 등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