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규현 국가정보원장과 권춘택 1차장·김수연 2차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고 윤석열 대통령이 수리한 것과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 정보위원회 위원들은 27일 "경위파악이 필요하다"며 전체회의 소집을 요구했다.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윤건영 의원과 정보위원인 이인영·이원욱·홍익표·김병기·소병철·김의겸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국정원 최고위직이 동시에 대거 경질됐다"면서 "국정원장과 1·2차장이 한날한시에 교체된 건 국정원 사상 초유의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정원이 국내 유일의 정보기관임을 감안할 때 이런 인사 조처는 비상식적"이라며 "지금 국정원이 비상식적인 조치까지 필요할 정도로 망가져 있다는 것을 정부 스스로 고백하는 꼴"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정부 출범 1년 반 동안 국정원에서 벌어진 인사 파동이 벌써 5번째"라며 "그러나 윤석열 정부에서는 어떤 조치도 없었다. 사실상 대통령실은 국정원의 몰락을 손 놓고 방관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원장 교체설이 불거지고 1차장 감찰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는 등 내부의 권력투쟁이 자기들끼리의 언론 플레이로까지 이어지자, 갑자기 수뇌부를 모두 잘라버렸다"면서 "신임 국정원장 후보자는 지명조차 되지 않았는데 신임 차장들만 지명했다. 이 역시 상식적이지 않은 인사"라고 말했다.

이들은 "국민들은 의아하다.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정보기관에서 대체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지, 그 이유는 무엇인지 정부는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한다"면서 "정보기관의 내부 문제이니 보안이라고 숨을 이유도, 명분도 없다. 언론에 대놓고 정보를 흘리며 '보안'을 어기고 있는 것은 현 정부의 국정원 자신들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할 때는 언론에 쪼가리 정보를 흘려줘도 되고, 자신들이 불리할 때는 정보기관이라는 껍데기 뒤에 숨어 보안 운운하는 것을 납득할 국민은 없다"면서 "정부·여당에 정식으로 요청한다. 당장이라도 국회 정보위를 열어 국정원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정보위 개최 요구에 조속히 응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영국과 프랑스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당일인 26일 김규현 국가정보원장을 전격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국정원 내부 인사 잡음과 관련해 이미 경질설이 돌았던 권춘택 1차장, 그리고 김수연 2차장도 함께 교체됐다. 국정원 1차장은 해외, 2차장은 대북 관련 분야를 담당한다.

윤 대통령은 후임 국정원장을 당장 지명하지 않는 대신 신임 1차장에 홍장원 전 영국 공사를 임명해 당분간 원장 직무대행 역할을 맡겼고, 신임 2차장에는 황원진 전 북한정보국장이 임명됐다.임재섭기자 yjs@dt.co.kr
지난 24일 국회에서 정보위원회 전체회의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지난 24일 국회에서 정보위원회 전체회의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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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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