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와 인요한 혁신위원회의 갈등이 12월초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26일 여권에 따르면 혁신위는 지난 23일 비공개 회의 중 정치인 출신 위원들의 '혁신위는 지도부 시간끌기용' 자인 발언으로 박소연·이젬마·임장미 등 비(非)정치인 위원들의 사퇴 의사가 표면화하는 등 내홍의 중심에 섰다. 당일 회의에선 '영남 중진·대통령 측근·당 지도부' 해당 인사들이 총선 용퇴 또는 험지출마 '희생 권고'에 불응하면 1주 뒤 정식 안건으로 의결해 최고위에 올리겠다는 입장이 나왔다.
김 대표는 지난 3일 혁신위의 희생 권고 발표를 열흘 넘게 무시하다가 "급발진"으로 규정한 바 있다.
17일 인 위원장과의 면담에서 일부 봉합 관측이 나왔지만 25일 지역구(울산 남구을)에서 3차례 의정보고회를 열어 각을 세웠다. 김 대표는 "내 지역구가 울산이고, 내 고향도 울산이고, 지역구를 가는 데 왜 시비인가"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울산 출마를 거론하진 않았지만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에도 직접 호소했다. 김 대표는 "어떤 땐 (대통령과) 만나면 한 3시간씩도 얘기한다. 주제를 갖고 하는 게 아니고 그냥 '프리토킹'을 한다"면서 "어떤 땐 하루에 3번, 4번씩 전화도 한다"고 과시했다. '소신껏 하라'는 윤심 신호를 받았다는 인 위원장을 향해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 언급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압박하던 것과 상반된다.
인 위원장은 25일 여의도 한 식당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오찬 회동을 했다. 내각에 몸담은 원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를 시사한 것을 부각시켰다. 인 위원장은 혁신위 권고에 호응한 첫 사례라며 추어올렸고, 원 장관은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줄"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여당 참패 이후 윤 대통령은 "국민이 늘 옳다"며 변화를 시사했다.
강서 참패 후 '지도부 사퇴 및 비상대책위 전환설'을 잠재우고 총선까지 체제를 이어가려는 당권파와, 민심과 윤심은 변화라는 반대론자들의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수도권 정치인들의 경고가 강하다. 김용남 전 의원은 25일 한 방송에서 당 리더십을 겨냥하면서 "이런 상태라면 12월24일 활동 종료시한까지 혁신위를 끌고갈 필요도 없고 끌고 갈 수도 없다"며 "12월 초순엔 결론을 내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근식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도 24일 SBS라디오에서 다음주 중 '제로섬 게임' 극한대치가 예상된다며 "당내 영남 기득권 체제의 공고함이 용산과 또는 민심과 한판승부를 해 보겠단 심산"이라고 봤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MBN 방송에서 "혁신위의 요구들을 대폭 수용하고 혁신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도부 일각에선 "진정성을 인정받고 싶다면 혁신위원들부터 불출마 선언을 하라"면서 용퇴론 차단을 시도했다.
한편 야당에선 서로 윤심을 내세운 여당 당권파와 비주류 모두를 비판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김 대표가 울산 남구 의정보고회를 열어 윤심이 자신에게 있음을 강변했다"며 "인 위원장도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며 윤심이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심은 제쳐두고 오직 윤심이 내게 있으니 내말이 맞다며 우겨대는 두사람 모습은 볼썽사납다"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영국 국빈 방문과 프랑스 방문 일정을 마친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6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공군1호기편으로 귀국하며 마중나온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등과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인요한(왼쪽부터)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이 지난 11월25일 서울 영등포구 한 식당에서 오찬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