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17일 만의 두번째 대구 방문에서 '윤석열 정부에 반발하지 않으면 수구(守舊)로 전락한다'는 취지로 경고했다. 지난 제20대 대선승리를 자신이 이뤄냈다면서 '다음 단계'를 생각하자고 했다.
이 전 대표는 26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 서관 오디토리엄에서 토크콘서트를 열고 "대구의 미래를 바꾸는 건 '정권 창출에 많은 표를 기여했다'고 갖는 허영심 섞인 주인의식이 아니다"라며 "윤석열 출범 이후 1년 반이 지났는데 오히려 삶이 고달파졌다면 문제의식을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측근인 천아용인(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허은아 국회의원·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이기인 경기도의원)이 그의 행보에 함께 했다.
이 전 대표는 "왜 바라던 정권교체를 이뤘는데 대구의 현실은 나아지지 못했냐는 문제의식"을 바란다며 "지난 몇년 간 삶이 힘든 것이 탄핵과 문재인 정부의 실정 때문이라고 믿어왔고 윤석열 정부 출범에 기대하셨냐"고 반문했다. 이어 "논리적으로 조금만 짚어봐도 대구의 선택은 달라져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한심한 뉴노멀에 적응해나가는 게 보수라면, 이게 대구의 정치라면, 우리는 수구가 돼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 말씀처럼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다. 바람 부는대로 물결치는대로 눈치 보며 살아라'는 말을 듣던 과거를 지금도 가르쳐야 하냐"며 "대구에서 성공하려면 '비만 고양이'처럼 살라고 해야 하느냐"고 지적했다.
나아가 "2년 전 전당대회 때 관성따라 과거를 찬양하고 '박정희 공항'을 만들겠다던 상대후보(나경원 전 의원)와 다르게 싸가지 없게 저는 탄핵의 강을 넘자고 했고, 저는 약속했던 대선 승리를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또 자신은 "실적"을 갖고 다음 단계를 제안한다며 "앞으로도 막연하게 대구를 칭송하지는 않겠다.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미래의 논제를 꺼내드는 시발점이 오늘이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직전 기자간담회에선 신당 계획에 관해 "결정하게 되면 일부러 늦게 끌 이유는 없을 것"이라며 "(12월27일보다) 빨라질 수 있지만 늦어지진 않게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제가 신당을 하게 되고, 대구에 출마를 한다면 절대 혼자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출마 지역구에 대해선 "물갈이가 대규모(현역 12명 중 과반 언급)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누가 약할 것이라고 판단하는게 무의미하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진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인요한 혁신위원회에 관해 '당내 어른'인 주호영 의원을 겨누게 된 영남권 중진 용퇴론 등은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고, 김기현 당대표 체제에 대해선 "한계에 봉착했다"고 혹평했다.이 전 대표는 이날 토크콘서트 개최에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 일각에서 '자신이 같은 날 오후 엑스코 동관에서 열리는 가수 임영웅 콘서트 인파를 이용하려 한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선 "어떻게든 폄훼하려는 시도가 있는데, 아무리 때려봤자 당의 위기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안타깝다"고 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우리의 고민' 토크 콘서트에서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