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카레, 일본의 스시, 이탈리아의 파스타 등 각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은 다양하다. 한식진흥원이 지난해 9∼10월 16개국 18개 도시 현지인 9000 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한식' 하면 떠오르는 메뉴로 김치는 38.3%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대표음식을 떠올리면 '김치'를 먼저 생각한다. 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을 매일 먹느냐는 질문은 인종차별적 질문이 될 수 있지만 "한국인은 김치를 매일 먹나요?"라는 물음에 대부분의 한국인은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김치를 보관하는 용도로 나온 김치냉장고까지 있으니 말이다.
겨울이 되면 각 가정에서는 김장준비를 한다. 네이버 데이터랩 식품분야 인기검색어에서 '절임배추'는 2023년 10월 셋째 주(10월 16일~10월 22일)부터 10위를 벗어난 적이 없다. 11월 둘째 주(11월 6일~11월 12일)부터는 5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은 김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매년 김장비용은 물가상승을 체감하는 요소로 쓰인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올해 평균 김장비용은 19만3106원(배추 20포기 기준)으로 예상된다.
김장비용도 부담이지만 노동력 또한 만만치 않다. 이에 상품김치를 사 먹는 가구도 증가하고 있다. 상품김치 구매비율은 2017년 10.5%에서 2021년 33.1%로 증가했다. 그에 비해 김치를 직접 담가 먹는 비율은 2017년 56.3%에서 2021년 22.6%까지 떨어졌다. 상품김치 수요가 많아진 만큼 품질 또한 향상했고 한류, 채식 문화 확산 등으로 김치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올해 1∼10월 김치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10.1% 증가한 1억 3천59만 달러로 집계됐다. 연말까지 증가세가 이어지면 올해 수출액은 최대치(1억 5992만 달러)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김치를 먹기 시작했을까. 김치는 유래를 추적하기 어렵지만 농경시대에 정착생활이 보편화되며 겨울을 대비해 채소류의 저장성을 높인 소금절임이 유행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삼국지' 위지동이전에서 "고구려에서는 발효식품을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삼국사기' 신문왕 본기에서 왕비를 맞이하기 위한 절차인 '납채'에 관한 부분이 있는데 여러 음식 품목 중 절임음식을 뜻하는 '해'가 등장한다.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장아찌와 비슷한 채소절임으로 보고 있다.
고려시대도 김치에 관한 기록은 거의 보이지 않지만 '한약구급방'에 처음으로 배추에 관한 기록이 나온다. '동국이상국집'에 "순무로 담근 강아찌는 여름철에 먹기 좋고, 소금에 절인 김치는 겨울 내내 반전되네..."라는 기록처럼 이 시대의 김치는 배추기반의 김치가 아닌 무 기반의 김치였다. 지금 같은 김치 형태를 띠기 시작한 것은 결구배추, 고추 등 외래채소가 도입되면서부터다.
고추는 임진왜란 이후에 우리나라에 도입됐으나 독초로 인식해 관상용으로 취급됐다. 하지만 18세기 경신대기근 당시, 김치에 사용되는 소금의 양을 줄이기 위해 넣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했다. 또 소금을 대체하기 위해 젓갈류도 들어가면서 감칠맛을 갖게 됐다. 조선배추를 대표하던 것은 개성, 한양배추였다. 하지만 전통배추는 생육기간이 길고 병충해에 약해 재배기간이 짧은 결구종배추(호배추)가 일제강점기 한국 농촌에 도입됐다. '동아일보' 1932년 8월 17일 자 '전도유망한 장연호백채종'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결구배추에 도입에 대한 기록을 살펴볼 수 있다.
김치는 오랜 기간 한국인의 식생활 속에 자리 잡으며 떼놓을 수 없는 음식이 됐다. 정체성을 띄는 음식인 만큼 다른나라와의 '원조논쟁'은 더 예민하게 받아들여진다. 일본의 '기무치'는 김치를 일본어로 발음한 것이다. 일본인 입맛에 맞춰져 현지화됐다. 대체로 일본의 전통 채소절임과 비슷하게 만들어 단맛이 강한 겉절이처럼 변화했다. 중국의 '파오차이'는 채소를 절여서 만든 반찬을 뜻하며 김치보다는 피클에 가깝다. 우리나라 김치는 국물까지 먹는 것에 비해 파오차이는 국물을 섭취하지 않는다. 또한 김치를 보관할 때 묵은지처럼 오랜기간 발효시켜 맛을 변화시키는 반면 중국의 파오차이는 채소를 절였을 때의 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으뜸으로 한다는 차이가 있다. 우리나라 문화체육관광부와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중국에 김치를 파오차이가 아닌 신치(辛奇)로 표기할 것을 권고했다.
김치는 2001년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 세계규격으로 채택된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이다. 다가오는 김장 때에는 따끈한 수육 한점에 김치 한입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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