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동력 상실 위기에 빠졌다.

김경진 혁신위원이 "혁신위는 시간끌기용"이라고 한 발언에 비정치인 출신인 박소연·이젬마·임장미 혁신위원이 반발해 사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대표를 비롯해 지도부와 중진,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등에 험지 출마와 불출마를 종용하던 혁신위가 실은 혁신에 뜻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SBS는 이날 인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박소연·이젬마·임장미 혁신위원과 서울 모처에서 1시간가량 비공개로 만났다고 단독보도 했다.

이들 세 혁신위원은 인 위원장에게 지도부·중진·윤핵관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권고안을 반드시 관철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요청하면서, 혁신위 대변인을 맡고 있는 김 위원의 사과와 사퇴를 요구했다고 SBS가 전했다. 인 위원장은 이들 위원의 요청을 적극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혁신위는 전날 여의도 당사에서 10차 회의를 열고 권고안을 다음주 중 최고위원회의에 상정해 의결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인 위원장의 '희생' 요청에도 3주 가량 지도부가 무반응으로 일관하자 압박수위를 높이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혁신위 안에서도 의견이 상당수 갈리는 모양새다. 특히 김 위원은 "외부에서 온 위원들이 잘 모르는 게 있다, 우리는 김기현 지도부 체제를 잘 유지하고 연착륙시키기 위한 시간끌기용일 뿐"이라고 말했다고 시사저널이 보도했다. 김 위원은 이를 확인하려는 언론에 "비슷한 이야기를 한 것은 맞다"며 "내년 총선이 잘 되자고 만들어진 것이 혁신위이기 때문에 연착륙해야 한다는 맥락에서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다른 정치권 출신 혁신위원은 일부 혁신위원들과 오찬을 하면서 "나는 공천이 확정됐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혁신위 내부에서 마찰이 생기자 인 위원장이 달래면서 수습하고는 있으나 이미 혁신위의 '희생' 요구가 빛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혁신위 측은 "인 위원장과 혁신위원 3명과의 오찬에서 확인한 바 이들 혁신위원은 사의 표명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0차 전체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2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0차 전체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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