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증권사 랩어카운트·특정금전신탁(랩·신탁) 불건전 영업행위에 대해 연말까지 제재를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증권사 7곳을 검사했고 고객 피해가 접수된 증권사에 대한 추가 검사가 남은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검사 후 신속 제재'와 '불건전 영업행위 근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투 트랙 전략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은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랩·신탁의 불건전 영업행위를 근절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검사한 곳들에 대해서는 신속한 제재 부과가 원칙이다. 향후 개별 기업 검사 일정에 대해서 아직 밝히기 어렵지만 시일 내 확정된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입장은 금감원이 투 트랙 전략을 펼치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기존에 검사한 곳들은 신속히 제재를 부과하고, 고객 피해가 접수된 여타 증권사들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검사를 예고한 셈이다.
랩·신탁 관련 만기 미스매칭 운용, 자전거래, 파킹거래 등이 불건전 영업행위로 지목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 관행처럼 여겨진 기법들이다.
이러한 영업행태는 지난해 말부터 집중 조명 받았다. 시중금리가 치솟으면서 랩·신탁 안에 넣어둔 장기채들의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은 탓에 고객들은 대규모 환매 요청에 나섰다. 일부 증권사는 고객 투자손실을 보전해주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고객 수익률을 맞춰주기 위한 만기 미스매칭 운용 행태를 비판했다. 일부 증권사가 SPC(특수목적법인) 계좌나 고객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계좌에 채권들을 넣어 금리를 끌어올리면서 무리한 전략을 강행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금감원은 올해 5월부터 증권사 랩·신탁 업무실태에 대해 대대적인 집중점검에 나섰다. 하나증권·KB증권·한국투자증권·유진투자증권·SK증권 등이 검사를 받았고, 교보증권·키움증권은 차액결제거래(CFD) 현장 검사에서 상황을 점검 받았다. 이어 라임 특례 환매 재조사를 받은 유안타증권도 랩·신탁 점검을 받았다.
고객 신고가 접수됐으나 아직 검사하지 않은 곳은 IBK투자증권, 대신증권, 하이투자증권, DB투자증권 등 4개사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랩·신탁 출금이 막히거나 타사로 잔고를 옮기고 있다. 일부 고객은 소송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신속한 제재' 원칙에 따라 늦어도 연말까지는 증권사에 랩·신탁 관련 제재를 부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불건전 행위 근절'이 목표인 만큼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간 모든 랩·신탁 미스매칭 거래를 싸잡아 불건전 행위라고 확정짓기 어려웠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자전거래의 경우 △수익자 요구에 따라 동일한 수익자의 투자일임 재산 간 거래 △동일한 수익자의 서로 다른 계좌(금융사)간 매매 △수익자 이익을 해칠 염려가 없는 거래 등 일부 예외적인 상황에 대해서 허용하고 있다. 파킹 과정의 만기 미스매칭 전략은 고객에게 제시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관습처럼 활용해왔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