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장악' 명분 내세우지만 문재인 정권에선 더해
'이재명 방탄'이 숨겨진 이유
김기현 "야바위 판에나 있을 꼼수…개딸 아바타처럼 행동"

거대 의석을 가진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냈다가 철회한 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취임 석달 밖에 되지 않은 정부 장관급 인사를, 그것도 탄핵을 추진할 만큼 '하자'나 '과오'가 없는데도 왜 민주당은 탄핵하겠다고 벼르는 것일까? 이태원 참사와 관련, 이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 추진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저지당한 경험도 있는데 말이다.

이에 대해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12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위원장의 탄핵 사유는 차고 넘친다"며 "민주당은 언론에 대한 무차별적 압수수색, 검열, 협박 등 정권의 폭압을 막기 위해 이 위원장 탄핵과 '방송 장악' 국정조사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으로선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방송 장악은 민주당이 여당이었던 문재인 정권 시절엔 지금보다 더했다. '자기 편'을 방통위원장 등은 물론 KBS MBC 등 방송사 사장 등으로 임명했으며, '사실'(fact)에 입각한 언론 본연의 보도보다는 정권에 도움이 되는 '가짜 뉴스' 생산과 실어나르기 행태도 적지 않았다. 언론의 '위력'을 잘 아는 민주당이 방송정책을 맡고 있는 방통위원장에 윤석열 정부 측근을 앉힐 순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건 '상식'이다.

이와 함께 탄핵 추진의 또다른 이유는 탄핵을 통해 정부와 사법부의 원할한 기능을 방해함으로써 여러 건으로 재판이 진행중인 이재명 대표를 보호하려는 목적이 숨어 있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의 임명 동의안을 부결시킴으로써 이재명 대표에 대한 법적 절차를 지연시킨다든지, 개별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추진하는 것은 모두 이 대표에 대한 방탄과 관련이 깊다.

민주당은 이정섭 수원지검 차장검사와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재추진을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이 주장하는 이 검사의 비리는 자녀 위장 전입과 청탁금지법 위반 등이다. 이 차장검사는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과 민주당 이재명 대표 배우자 김혜경 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의 책임자다. 범죄 의혹 소명 등 수사와 사법 절차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비리 의혹으로 특정 검사를 탄핵하겠다는 것은 억지다.

미국에선 닉슨 대통령이 '워터게이트 사건'을 수사하던 콕스 특검을 해임했다가 탄핵에 직면하자 자진 사퇴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13일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손준성·이정섭 검사의 탄핵소추안을 철회해 재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전주혜 당 법률지원단장, 정경희 원내부대표는 이날 오전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서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11명 전원이 청구인으로 이름을 올렸으며, 피청구인은 민주당의 탄핵안 철회를 결재했던 김진표 국회의장이다.

이들은 청구서에서 "김 의장이 탄핵소추안 철회를 수리한 것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본회의 심의·표결권을 침해했다"며 "철회 수리는 무효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탄핵 재추진에 대해 "시장통 야바위판에서나 있을 법한 꼼수를 민주당이 스스럼 없이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갈수록 '개딸'(강성 지지층) 아바타처럼 행동하는 민주당이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회의에서 "민주당이 국회 사무처와 짬짜미가 돼 탄핵안 철회를 처리한 것은 국회법 근간인 '일사부재의' 원칙을 뒤흔드는 의회 폭거"라며 "21세기판 사사오입"이라고 비판했다. 이승만 정부 시절 '사사오입 개헌'을 거론하며 절차적으로 부당하다는 것이다. 강현철기자 hckang@dt.co.kr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기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김기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1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박민 KBS 사장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한 것을 두고 "또 한 명의 낙하산 인사가 공영방송 KBS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순간"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등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13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박민 KBS 사장 후보자 임명안을 재가한 것을 두고 "또 한 명의 낙하산 인사가 공영방송 KBS 역사에 오점을 남기는 순간"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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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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