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가 올해 세법개정안에 대해 '감세형 세법개정'이라며 "'서민감세형'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앞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 조세 중립에 근접하는 개편안을 마련했다"고 발표한 것과는 다른 시각이다.

예정처는 31일 "'2023년 세법개정안 분석'에서 "올해 세법개정안에 따른 2024~2028년 5년간 세수효과를 누적법 기준 마이너스 4조2176억원으로 전망하며 소폭의 감세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정한 세수 효과인 -3조702억원과 비교해 1조1474억원의 감세가 더 있다고 본 것이다.

이처럼 차이가 나는 것은 정부가 △바이오의약품의 국가전략기술 추가(-5293억원) △반려동물 진료비에 대한 부가가치세 면제(-4012억원) △영상콘텐츠 제작비용 세액공제 확대(-412억원) 등의 세수효과를 추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정처는 "그 외에도 혼인에 따른 증여재산 공제 등 추정 곤란한 항목들의 세수 효과를 고려하면 올해 세법개정안은 감세형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이른바 '부자 감세'가 아니라는 정부 설명과 달리, 예정처는 이번 세법개정안으로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에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봤다. 정부는 지난 7월 세부담 귀착이 순액법(전년 대비 증감액) 기준으로 △서민·중산층 -6302억원 △고소득자 -710억원 △중소기업 -425억원 △대기업 -69억원 등이라고 밝혔다. 반면 예정처는 서민·중산층(-5504억원)과 고소득자(-590억원)의 세부담 귀착은 비슷하게 전망했지만, 대기업(-1363억원)에 대한 감세 효과가 중소기업(-223억원)의 5배 이상이라고 봤다.

누적법 기준으로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감세 혜택 차이는 더 커진다. 예정처는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중소기업은 879억원의 감세 효과를 누리는 데 비해, 대기업 감세는 5557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예정처는 "정부가 추계하지 않은 '국가전략기술에 바이오의약품 추가'의 세수효과가 상당 부분 대기업에 귀착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감세 효과가 큰 '바이오의약품 국가전략기술 추가'를 정부가 시행령 개정만으로 반영하는 점도 도마에 올랐다. 예정처는 "정부는 8월 바의오의약품 분야를 국가전략기술에 추가하는 과정은 국회 논의없이 시행령 개정을 통해 추진했다"며 "국회 논의를 거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법상 중소기업에 비율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주더라도, 대기업이 납부하는 세금 규모나 투자 규모가 크기에 양적으로 더 많은 감면 혜택을 받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37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37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해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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