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협회, 공급량 12년간 통제
공정위, 과징금·시정명령 부과

한국오리협회가 종오리(부모오리) 공급량과 배분량을 제한해 오리고기 가격을 12년 동안 통제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보양식인 오리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데는 오리협회의 생산량 통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2일 사업자별 종오리 배분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오리 신선육 가격을 유지해온 사단법인 오리협회에 9300만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했다. 오리협회는 다솔, 정다운, 사조원, 주원산오리, 참프레 등 오리 생산 사업자가 지난 1992년 결정한 사업자 단체다.

종오리는 식용오리 생산을 위한 번식 목적의 부모 오리다. 국내 종오리의 98%를 공급하는 한국원종오리회사는 지난 2007년 오리협회 주도로 설립됐다. 해외 수입에 의존하던 종오리를 국내 자체 생산으로 전환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곧 한국원종오리는 오리 신선육 생산 사업자들의 가격 통제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 종오리 1마리로 식용오리 200마리를 생산할 수 있어, 종오리 공급량을 통제하면 식용오리 공급량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게 공정위 지적이다.

오리협회는 2009년 8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매년 종오리 생산량 및 구성사업자별 종오리 배분량을 결정하는 '종오리 수급위원회'를 개최했다. 한국원종오리는 위원회 결정에 따라 종오리를 생산하고, 사업자들에 공급했다. 오리 신선육 가격이 떨어지면 오리협회는 종오리 공급량을 줄였고, 반대로 종오리 수요가 너무 낮을 경우에는 사업자들에게 강제 배분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통제했다.

고인혜 공정위 서비스카르텔조사과장은 "이 같은 행위는 오리 신선육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하고 물량 및 가격에 인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면서도 "오리협회는 실질적인 매출을 내지 않는 사업자 단체로 과징금은 연 예산의 일정 비율로 산정해 부과했다"고 설명했다.공정위 관계자는 "국민 먹거리 및 장바구니 품목과 관련하여 민생 부담을 가중시키는 담합 및 사업자단체 금지행위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법 위반행위 적발 시에는 엄정하게 조치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6월 공정위는 참프레와 사조원 등이 2012년 4월부터 2017년 8월까지 17차례에 걸쳐 오리 신선육 가격과 생산량을 담합한 행위를 적발했다. 9개 사업자에 총 6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가격 담합 과정에서 사업자들의 오리 신선육 제한을 결정한 오리협회에도 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가격 담합에 가담한 8개사의 영업이익은 2016년 197억 4000만원에서 2017년 564억 5000만원으로 3배에 가깝게 늘어나기도 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공정거래위원회 [최상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 [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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