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만 의대정원을 얼마나 증원할 것인지는 정책의 출발점이다. 외과·산부인과·소아과·응급의학과 등 필수의료 분야와 지방의 의료 공백은 결국 의사 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이날 보건복지부가 밝힌 '필수의료 혁신 전략'에도 필수의료 전달체계 정상화, 충분한 의료인력 확보, 추진 기반 강화 등 3대 핵심과제를 제기했지만 증원 규모는 전혀 언급이 없다. 윤 대통령이 "그냥 단순히 의사를 늘린다는 개념이 아니다"며 "보건의료 서비스를 더 강화시킴과 아울러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고도 산업적 성장을 이루게 함으로써 고소득 일자리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는 산업 전략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는데 백번 맞는 말이다. 그러나 고도의 전문영역인 의료분야는 의사의 양성과 공급이 핵심이다. 두루뭉술 넘길 일이 아니다.
정부가 의협 등 기득권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이것 재고 저것 재다가는 동력을 상실한다. 의료계와 충분히 소통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의협은 정책의 수용자이지 발의자가 될 수 없다. 국민건강권보다 직역 이기주의에 가까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의협이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필수 의료 분야 수가 인상, 의료 사고 시 의료진에 대한 과도한 법적 책임 면책 등에 대해선 전향적 검토가 있어야 한다. 전공의 근무여건 개선과 지역의사제 도입을 위한 과감한 인센티브도 필요하다. 이날 윤 대통령도 이 점을 공언했는데, 이를 계기로 의협을 설득하기 바란다. 의대정원 증원은 한시도 낭비할 시간이 없다. 지금 의대정원을 증원해도 가용할 의사는 10년 후에나 배출된다. 정부는 구체안을 조속히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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