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동일·만호제강 등 10곳 스프링값 6년간 120% 올려 공정위, 과징금 548억 부과
정창욱 공정거래위원회 카르텔조사국장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침대 스프링 등 가격 담합에 시정명령과 세부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세종=연합뉴스]
제강사들이 담합을 통해 침대 스프링용 강선 가격을 6년간 120% 올린 사실이 밝혀졌다. 이들은 정밀기계나 농자재, 피아노선 등에 들어가는 강선 제품을 생산하면서 8번에 걸친 가격 담합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들 업체에 약 55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6개 업체는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최상현 기자]
공정위는 18일 고려제강, 대강선제, 대흥산업, 동일제강, 만호제강 등 10개 제강사가 2016년 4월부터 2022년 2월까지 가격을 담합한 행위를 적발하고 시정명령 및 과징금 548억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 담합과 관련된 강선 제품은 경강선과 도금단선, 도금연선, 피아노선 등이다. 경강선은 침대 스프링에 주로 쓰이고, 피아노선은 자동차와 정밀기계 스프링으로 사용된다. 도금단선은 비닐 하우스 활대 등으로, 도금연선은 통신선이나 전력선으로 활용된다. 공정위는 이처럼 여러 제품에 널리 사용되는 중간재 가격 담합이 최종재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쳐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다.
이들 업체는 경강선용 원자재 가격이 2016년 2분기를 기점으로 상승 국면을 맞이하자 담합을 추진하게 됐다. 개별 업체가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경우 에이스침대 등의 수요처가 거래처를 바꾸려 할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업계 대다수가 연쇄적으로 가격을 인상하기로 기획한 것이다. 이번 담합에 가담한 10개 제강사의 강선 시장 점유율은 평균 80% 정도로 추산된다.
10개 제강사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 그보다 더 가격을 올렸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지 않을 때에도 수시로 가격을 올렸다. 일례로 2017년 9월 원자재 공급처인 포스코가 kg당 100원 인상을 통보하자, 거래처에는 kg당 130~200원 가격을 인상한다고 통지했다. 8번의 가격 담합 중 원자재 가격 인상이 없었던 경우도 4번이나 됐다. 이들 업체는 원자재 가격이 떨어질 때도 가격을 내리지 않기로 짬짜미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같은 담합 행위로 침대스프링용 경강선 가격은 2016년 3월 kg당 660원에서 2022년 2월 1460원으로 무려 121%나 상승했다. 다른 강선 제품들도 같은 기간 37%~62%가량 가격이 올랐다. 담합 기간 동안 침대 가격은 30%가량 올랐는데, 침대 가격 인상에 경강선 담합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공정위 입장이다. 담합 기간 동안 강선 제품 관련 매출액이 9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소비자가 구매하는 최종재 가격에도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을 거란 분석이다. 정창욱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이번 사건은 담합 관련 과징금 부과기준율을 2배 상향한 규정을 적용한 최초 사례"라며 "앞으로 공정위는 국민 부담으로 직결되는 소비재 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에 파급효과가 큰 중간재 제품 담합에 대한 감시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