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제공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제공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한국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낮지만, 브롬, 항공기용 무선방향 탐지기 등 일부 품목의 이스라엘 수입의존도가 높아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6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의 국내경제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올해 1~8월 기준 이스라엘이 한국 수출·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0.37%, 0.27%에 불과하고, 팔레스타인의 수출입 비중은 0.01% 이하로 매우 낮았다. 하지만 브롬, 항공기용 무선 방향 탐지기 등 일부 품목의 이스라엘에 대한 수입의존도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난연제, 석유·가스 시추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는 화학소재 브롬은 1~8월 이스라엘 수입 의존도가 99.6%에 달하고, 다른 물질로 대체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미국, 요르단, 중국, 일본 등에서도 브롬을 생산하고 있으므로 공급 차질 발생 시 해당 국가들로 수입선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드론용 레이더, 위치정보시스템(GPS) 등 항공기용 무선방향 탐지기의 이스라엘 수입 의존도는 94.8%로, 분쟁이 장기화되면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고서는 또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으로 국제 유가 및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면 한국의 무역 수지 악화와 물가 상승 압력이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유가는 이스라엘·하마스 분쟁 발생 직후 이전 거래일 대비 4%대로 소폭 상승한 이후 안정화 추세이며 천연가스 가격은 16%대로 오른 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장기화되면 다른 중동 산유국의 전쟁 개입, 원유 생산 시설 및 수송로 침해 등으로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한다. 국제 유가가 10% 상승하면 한국 수출과 수입은 각 0.2%, 0.9% 증가해 무역 수지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또 원유, 천연가스, 천연가스 등 에너지 가격이 10% 상승할 경우 국내 기업의 생산 비용은 0.67% 올라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스라엘은 자율주행, 무인기 등 첨단산업의 선두 기업들이 다수 위치한 허브 국가다. 이스라엘 내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공장을 비롯한 첨단 분야 기업 운영이 중단되면 반도체 수요 둔화로 인해 업황 회복 시기가 지연될 우려가 존재한다. 인텔의 이스라엘 키르야트가트 공장은 인텔 전체 반도체 생산능력의 11.3%를 차지하고 있으며, 해당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CPU 수요와 맞물린 우리 기업의 메모리반도체 수요도 둔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도원빈 무협 연구원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와 직접적인 교역 비중이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네온·크립톤 등 특정 품목의 공급망 교란, 에너지 가격 상승 등 다양한 경로로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쳤다"며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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