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이후 급발진 의심 사고 787건…전기차 비중 증가
허영 의원 "급발진 의심 사고 늘어도 국토부 조치는 제자리걸음"

지난 8일 부산서 건물 외벽 들이받은 택시. 경찰이 급발진 의심사고로 조사 중이다. 사진 부산경찰청
지난 8일 부산서 건물 외벽 들이받은 택시. 경찰이 급발진 의심사고로 조사 중이다. 사진 부산경찰청
"기존 시스템에서 급발진이 인정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한다면 이에 대한 조사 방식 자체도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저희는 선입관이나 예단 없이 모든 것을 열어 놓고 임하겠습니다."(올해 3월 23일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답변)

급발진 의심 사고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의 방지책 마련에 미온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해 12월 강릉에서 급발진 의심 사고로 12살 손자가 숨지고, 운전자인 할머니가 형사입건된 사례 이후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호언장담했던 후속 조치가 실제로는 아무것도 이행되지 않았다는 비판도 함께다.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토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대한 자료 요구 회답을 확인한 결과, 국토부가 제동 압력 센서값 기록 제도화나 페달 블랙박스 장착 추진 등 조치에 대해 여전히 검토 또는 협의 중이라며 이를 증빙할 문서는 일절 제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제동 압력 센서값 기록 제도화나 페달 블랙박스 장착 추진 방안 등은 제동 페달에 분명히 압력을 가했음에도 차량이 급가속했음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는 방법으로, 실현된다면 '급발진 의심 사고'에서 '의심'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급발진 사고'라는 확신으로 바뀔 수 있다.

이를 통해 차량 결함 원인 입증 책임을 소비자에서 제조사로 전환하는 제조물 책임법 개정안 논의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올해 3월 국토위 전체회의 후 이후 국토부는 EDR 기록항목에 '제동 압력 센서값'을 포함하도록 하는 법령 개정안을 연내 입법예고할 예정이며 제조사와도 협의가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이 지속적으로 제언해온 페달 블랙박스 역시 활성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언급해왔다.

출처 허영 의원실
출처 허영 의원실


허 의원은 "해당 논의의 진행 경과를 알기 위해 국토부에 설명자료와 공문 등 증거를 공식 요구했으나 돌아온 답변은 '사고기록장치(EDR) 기록항목의 국제기준 수준 확대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단문 뿐이었다"며 "어디에도 제동 압력 센서값 언급은 물론 업계와의 협의 내용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허 의원은 이 같은 답변을 두고 "국가의 책무를 다하는 데에 충실했느냐는 질문에 면피를 위한 국토부의 공허하고도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비판했다.

또 강릉 사고 훨씬 전부터 국제적으로 차량 안전 강화를 위해 EDR 기록 항목 보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국토부의 안이함을 지적했다.

허 의원이 한국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3년부터 최근까지 급발진 의심 사고 787건이 발생했다.

올해는 9월까지 21건을 기록해 지난해 15건을 이미 앞질렀다.

차량 연료별로 보면 최근 3년 동안 전기차 비중이 2021년 8건, 2022년 6건, 2023년 6건으로 이전보다 2배가량 늘었다.

허 의원은 "최소한의 노력이 있었음을 가늠할 그 어떤 내용도 없다는 건 원 장관을 필두로 한 국토부의 심각한 직무 유기"라며 "EDR 기록항목 개선을 비롯한 급발진 원인 규명과 재발 방지 조치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사안인 만큼 국토부가 말이 아닌 행동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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