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꿈 외
욘 포세 지음 / 정민영 옮김 / 지만지드라마 펴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64)의 대표 희곡집이다. '어느 여름날', '가을날의 꿈', '겨울' 등 그의 희곡 3편을 수록했다. '어느 여름날'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인생의 변화를 모색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억과 변화를 주요 주제로 삼아 인간 존재에 관련된 문제를 탐구한다. 2000년 북유럽연극상을 수상했다. '가을날의 꿈'은 포세의 극작 특성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 있는 작품이다. 짧은 문장으로 삶의 가장 본질적인 면을 꿰뚫고 있다. 연극성도 매우 뛰어나다. '겨울'은 낯선 두 남녀의 만남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을 담담하게 그렸다.

세 작품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뚜렷이 보여준다. 가족 관계와 세대 간 관계를 통해 볼 수 있는 인생, 사랑, 죽음 같은 보편적인 삶의 모습들을 다룬다. 서정적이고 시적인 대사가 작품에 여백을 만들어 내며 독특한 매력을 풍긴다. 책에는 부록으로 지은이 인터뷰가 발췌·수록되어 있다.

욘 포세는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현대 유럽 작가 중 가장 중요한 작가로 손꼽힌다. 그간 40여편의 희곡을 비롯해 소설, 동화책, 시, 에세이 등을 썼으며, 작품은 세계 50여개국 언어로 번역됐다. 소설로 데뷔하기는 했지만 현재는 주로 희곡에 집중해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현대 연극의 최전선을 이끌면서 동시대 최고 극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인형의 집'을 쓴 헨리크 입센(1828~1906) 이후 가장 성공한 노르웨이 극작가로 평가된다. 그가 집필한 희곡들은 전 세계 무대에 1000회 이상 올랐다. 국내 연극 무대에서도 그의 희곡들은 올랐다. 2006년에 '가을날의 꿈'과 '겨울'이, 2007년에 '이름'이, 2010년에 '기타맨', 2013년에 '어느 여름날'이 각각 공연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5일 포세에게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여하면서 "그의 혁신적인 희곡과 산문은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는 것들을 말로 표현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말할 수 없는 것에 목소리를 낸' 그의 희곡들을 한 번 음미해보자.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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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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