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 후 국회에서 열린 여야 의원총회 모습. 의총을 민주당은 박수로 시작하고, 국민의힘은 기각 규탄 구호로 마무리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영장 기각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인 국민의힘과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영장 기각에 대해 서로 '우리에게 유리하다'며 추석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이동하고 모이는 명절은 종종 여론 변화의 분수령으로 작용한다. 이번 추석에는 '이재명 영장 기각'이라는 확실한 안줏감이 있어 여론 향배를 놓고 여야의 긴장감이 어느때보다 높다.
2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이재명 영장 기각을 놓고 추석 밥상 민심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민의힘, 칼이 사라졌다?… "법원이 유죄 인정"
국민의힘의 '이재명 사법리스크' 이슈를 무기로 총공세를 펼쳐왔다. 국민의힘은 법 원의 영장 기각이 단기적으로 '역풍'을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당의 한 관계자는 "가장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 추석 밥상이 영장 기각 이슈로 도배되면 당 지지율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법원의 결정을 '유권석방 무권구속'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법원이 위증교사 등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는 점을 부각하며 공세 수위를 더 끌어올리고 있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 27일 기자들과 만나 "구속을 피했다고 죄가 없어지지 않는다"며 이 대표에게 '대표직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당 일각에서는 단기적으론 지지율 열세 국면이 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영장 기각이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관측도 있다. 민주당이 여전히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라는 부담을 안은 채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여당 한 인사는 "이번 영장 기각으로 여당으로서는 이재명이라는 이름 석자가 여전히 파괴력있는 공격 대상으로 남게됐다"면서 "체포동의안 가결 과정에서 표출된 계파 간 내분이 격화함에 따라 반사이익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가결로 일단 '방탄 정당' 프레임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영장까지 기각되면서 '검찰을 동원한 야당 탄압'이라는 반격 프레임까지 갖추게 됐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지난 27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가 정치검찰을 동원해 무도하게 야당을 탄압하고 정적을 제거하려는 무리한 수사가 법원의 문턱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라며 "법원 결정은 영장 청구에 대한 심사를 넘어 정치검찰의 무리한 수사와 권한 남용에 대한 심판이자 판단"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한 인사는 "영장 기각 후 '축하한다', '잘됐다'는 인사를 많이 받았다"면서 "추석 연휴 이후 반전 분위기가 확실히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민주당 다른 인사는 "이재명 대표의 장기간 단식과 체포동의안 가결로 지지층이 결집한 데 이어 구속영장 기각으로 중도층 표심까지 일정 부분 민주당으로 돌아섰으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정치 및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 이후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