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퇴로 공석이 된 원내대표 자리는 친명(친이재명)계 차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의 원심력을 줄일 정무 감각이 탁월한 '조율형' 원내대표가 필요하지만, 비명계가 배신자로 낙인찍힌 마당이라 비명계는 후보조차 없다. 24일 친명계 중진 의원들의 출마러시가 이어졌다.

김민석 정책위의장과 남인순 의원, 홍익표 의원, 우원식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등을 통해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은 26일 경선에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먼저 김 의장은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정을 막고 민생을 살리고 이 대표를 지키고 선명하고 강력한 민주당을 재정립해야 한다"면서 "원칙을 확고히 지키되 지혜롭고 신속하게 당을 안정시켜 강서 승리를 이루고 총선승리의 길을 열겠다"고 말했다.

남 의원도 원내대표 후보 등록을 한 뒤 페이스북에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폭주로 위기에 처한 민생과 민주주의를 지키고, 검찰을 앞세운 부당한 야당탄압에 맞서 이재명 당 대표와 당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고자 결단했다"면서 "지킬 건 지키는 원칙 있는 단결로 정권의 폭주를 막아내는 원내 야전사령관이 되겠다"고 했다.

홍 의원도 후보 등록을 마쳤다. 다만 홍 의원은 후보 등록 후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는 않았다. 차기 원내대표로 거론돼온 박범계 의원은 "내면의 분노와 무력감을 다스리지 못한 채 원내대표의 직분을 맡아보겠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들 세 사람의 공통점은 모두 친명으로 분류된다는 점이다. 이는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당시 부결표를 던진 의원이 130 여명에 이르는 등 당내에선 여전히 친명이나 친명쪽에 선 인사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게다가 체포동의안 가결 후 비명계는 숙청 예고 등 친명의 무차별 공세에 시달리고 있어 선뜻 나서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친명 후보들의 경쟁으로 끝날 개연성이 다분하다. 친명이 당 최고위에 이어 원내까지 장악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의미다. 신율 명지대학교 교수는 "이 대표 체포 동의안 가결로 이제는 죽고 죽이는 싸움이 됐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는 비명계가 설 자리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신 교수는 현 정국에서 계파색이 옅은 성향인 박 전 원내대표보다 더욱 친명 색이 짙은 원내대표가 등판하는 것이 '당내 통합'이라는 측면에서 불리하지 않겠냐는 질문에도 "그건 합리적인 측면에서 지적인데, 정치생명 앞에서 합리라는 부분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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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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