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머스크의 X에 광고 계속할지 계속 검토중"
"X, 담론의 중요한 장이지만 동의 안되는 부분 있어"

애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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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일론 머스크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X(옛 트위터)'를 떠날까.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가 X에 광고를 이어갈 지 여부를 오랜 기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애플은 X에 연간 1억달러(약 1325억원) 정도를 쓰는 대형 광고주다.

맥루머 등 외신에 따르면 팀 쿡은 18일(현지시간) CBS '선데이모닝'에서 존 디커슨과 인터뷰를 가졌다. 아이폰15 발표행사 며칠 후 이뤄진 인터뷰에서 쿡 CEO는 가상현실의 미래, 정치, 광고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솔직한 얘기들을 내놨다.

여기에서 그는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후 끊임없이 논란을 일으켜온 X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오늘날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X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담화를 갖는 것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X가 반유대주의를 조장하고 있는 점을 짚었다.

애플이 X에 광고를 계속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쿡 CEO는 "이것은 우리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는 문제"라면서 소유주인 일론 머스크가 플랫폼에서 반유대주의를 조장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이 X에 광고를 계속 해야 하는지 내부 검토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X에 대해 제가 갖는 일반적인 견해는 그것이 중요한 자산이라는 것이다. 나는 그것이 담화의 공간이고 마을 광장(town square)이란 개념을 좋아한다"면서도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부분도 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반유대주의가 설 자리는 없다"고 밝혔다. 비영리 유대인 단체 등은 머스크 인수 이후 X에서 극단주의 콘텐츠 신고가 급증하고 머스크가 반유대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이들 단체의 압력 때문에 X의 매출이 크게 줄었다며 이들 단체를 고소하는 등 법적 갈등까지 빚고 있다.

쿡 CEO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X에서 애플 광고를 완전히 없애겠다고 밝히지는 않았다. 2023년 6월 기준으로 X는 미국에서 버는 광고 수익의 59%를 잃었다. 머스크가 인수한 후 1000곳 넘는 광고주들이 플랫폼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 지출에 대해 밝히지 않지만 애플은 2022년에 트위터 광고에 약 1억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떠날 경우 X의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쿡 CEO는 이 인터뷰에서 자사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에 대해서도 내년 초 출시를 앞두고 어떤 진척이 일어나고 있는지 설명했다. 그는 "이미 비전 프로를 일상적으로 쓰고 있다"면서, 어떤 식으로 사용하는 질문에 대해 "비전 프로를 이용해서 '테드 라소'의 세 번째 시즌 전체를 시청했다. 다른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에 대해 자세하게 얘기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테드 라소는 애플 TV+에서 방영하는 미국의 인기 스포츠 코미디 드라마다.

쿡 CEO는 비전 프로 제조가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보다 "더 복잡하다"며 "개발뿐만 아니라 제조업에서도 더 많은 혁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전 프로의 생산에 문제가 있다는 일각의 분석을 일축하며 예정대로 내년 초에 출시될 것이라고 했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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