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대형 횡령·비리 줄잇자 당국, 장기근무자 순환배치 등 2025년서 1~2년 앞당겨 추진
사진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국내은행 내부통제 혁신방안'을 이르면 연내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근 들어 은행권에서 금융 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자 시행 시기를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13일 "은행권과 함께 마련한 내부통제 혁신안 가운데 장기근무자 순환 배치, 명령휴가제 도입, 준법감시인 선임시 자격 요건 강화 등의 방안을 당초 2025년에서 1~2년 가량 앞당겨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달 17개 은행장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해 11월 마련된 내부통제 혁신안이 차질 없이 이행되고 있는지, 사고 예방을 위한 내부통제 현황이 어떤지 등을 은행장들이 직접 파악한 후 확인 서명을 제출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 관계자는 "금융권에서 횡령·비리 등이 끊이지 않고 있고, 현황을 살펴보니 내부통제 혁신안 중 일부를 이미 실시하고 있는 은행들도 있어 적용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중"이라며 "은행권 의견 수렴을 거쳐 이른 시일 내에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 정기공시 자료 분석 결과 지난 2분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발생한 금융사고(금전사고 및 금융질서 문란행위)는 총 7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횡령이 5건으로 가장 많았다. 횡령 금액은 모두 10억원 미만이었다.
금감원이 검토하고 있는 혁신안에는 장기근무자(동일 영업점에서 3년 또는 동일 본부 부서에서 5년을 초과해 연속 근무한 직원) 비율을 5%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돼있다.
지난 3월 말 시중은행의 장기근무자 비중은 11.4%다. 은행들이 장기근무자 비율을 1~2년 안에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장기근무 승인권자를 기존 부서장에서 인사 담당 임원으로 상향함으로써 절차가 복잡해진다. 장기근무 승인 시 불가피성, 채무·투자현황 확인 등을 통한 사고위험 통제 가능성 심사가 의무화된다.
또 은행들은 준법감시부서 인력을 전 직원의 최소 0.8% 이상 또는 15명 이상(대형 은행 기준) 확보해야 한다. 준법감시인은 준법·감사·법무 등 관련 업무 종사 경력이 2년 이상이어야 한다. 한편 내달 열리는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금융권의 내부통제가 최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사의 내부통제 관리의무와 사전감시 역할을 강화하는 내용을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는 등 내부통제 관련 금융권을 향한 비판이 계속되면서 이러한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개정안의 핵심은 '책무구조도' 도입이다. 책무구조도는 금융회사 임원의 직책별 책무를 사전에 정해 문서화한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사들은 임원별로 내부통제 책임영역을 사전에 구분해 확정해야 한다. 내부통제 전반의 최종 책임자인 CEO 등에는 총괄적인 내부통제 등 관리의무가 부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