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감소세 둔화됐지만
유가·中경제 악화 부정 요소
KDI "경기 하방 위험성 높다"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 하는 모습. [연합뉴스]
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 하는 모습. [연합뉴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수출 부진은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중국 경기불안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 우리 경제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KDI는 이날 '경제동향 9월호'에서 "중국의 경기불안 우려가 증대되고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되는 등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부동산 기업의 금융불안이 심화되고, 중국 내수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 투자도 줄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됐다는 분석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중국 경기회복 지연'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으나 이달에는 '중국 경기불안 우려'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중국 리오프닝으로 인한 수출이 증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이제는 침체하는 중국 경기가 우리 경제에 추가적인 하방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전환된 것으로 해석된다.

국제유가 상승도 물가 상방 압력으로 꼽혔다. KDI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 물가 상승세가 확대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흐름을 일부 제약한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KDI는 "수출 부진이 다소 완화되고 있다"며 반도체를 비롯해 주요 산업에서 수출 감소세가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8월 수출은 전월(-16.4%)보다 감소폭이 축소된 -8.4%를 기록했다. 반도체의 일평균 수출액이 지난 7월에는 전년 대비 33.6% 감소했던 것에 비해, 8월 들어 -20.6%로 감소폭이 줄었다.

반도체 제외 일평균 수출액도 7월 -12.5%에서 8월 -5.5%로 줄었다. 일반기계(3.2%→7.7%), 자동차(15.0%→28.7%), 선박(-30.9%→35.2%) 등은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난 덕분이다. 지난달 대(對)중국 수출액은 전년 대비 19.9% 줄어 여전히 감소세가 컸지만, 중국을 제외한 지역으로의 수출은 -14.0에서 -4.9%로 크게 축소됐다.

전산업생산은 기저효과와 조업일수 감소 등 기술적 요인과 기상여건 악화 등 일시적 요인이 작용하면서 전월(0.7%)보다 낮은 -1.4%를 기록했다. 재고율도 6월 112.3%에서 7월 123.9%로 크게 상승했다. 다만 반도체 생산은 지난 5월 전년 대비 18.7% 감소했던 것에서 6월 -15.8%, 7월 -14.8%로 감소폭이 줄어들고 있다.

소비는 서비스 소비에서 완만한 증가세가 유지됐지만, 상품소비의 감소폭이 확대돼 소비 부진이 지속됐다. 설비투자는 기계류와 운송장비 모두 감소폭이 확대되며, 앞으로도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건설투자의 경우 현재(기성)는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건설수주(-55.3%)와 주택착공(-71.7%)이 매우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 내년 지표 등이 부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규철 KDI 경기전망실장은 "중국의 금융불안이 아직 실제 위기로 실현된 상황은 아니지만 이와 관련한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우리 경제에 플러스가 되길 기대하는 관점에서 불안이 확산되지 않기를 우려하는 시각으로 바뀐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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