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내놓았던 NH농협은행이 9월부터 이 상품 판매를 중단한다. 금융당국이 '50년 주담대'가 대출 규제 우회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선제적으로 판매중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은행들도 상품 판매 중단에 동참할 지 주목된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연령제한 등 규제 강화를 검토중이다.

'50년 주담대'를 둘러싼 급작스런 상황 변화에 막차를 타려는 수요자가 몰리는 등 혼선이 예상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50년 주담대' 판매를 이달 말 종료하기로 했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달 5일 만기 50년 주담대인 '채움고정금리모기지론(50년 혼합형)'을 출시했다. 농협은행은 당시 내부적으로 2조원 한도의 특판 상품으로 기획했다. 고객 반응을 보고 이를 추후 논의하기로 하면서 별도 한도를 설정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금융 당국이 최근 가계대출 증가의 주법으로 50년 주담대 상품을 꼽는 등 논란이 벌어지자 당초 계획대로 2조원 규모만 판매하기로 했다. 지난 17일 기준 농협은행의 50년 주담대 판매액(대출 실행액)은 7028억원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현재 상담 접수건 등을 고려하면 이달 말까지는 한도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요 은행들은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50년 주담대 상품을 내놨다. 농협은행이 지난달 5일, 하나은행이 7일, KB국민은행이 14일, 신한은행이 26일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4일부터 주담대 만기를 최장 40년에서 50년으로 확대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7일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서 50년 주담대에 대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이 적정했는지를 살펴보고, 제도 개선이 필요하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령 제한을 두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신한은행의 경우 40년 초과 주담대는 만 34세 이하만 허용하고 있다.김주현 금융위원장도 지난 16일 50년 주담대에 대해 연령제한 방안 등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같은 날 "은행들이 주담대 산정에서 DSR 관리가 적정했는지 실태점검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상품 출시를 묵인했던 당국이 가계대출이 급증하자 은행에 책임을 떠넘긴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50년 주담대'는 대출자의 빚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상환 기간을 50년까지 늘려 내놓은 상품이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유도하겠다며 대출 규제를 완화해놓고 갑자기 기조를 바꿨다는 주장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가계부채는 부동산 규제완화 기조와 특례보금자리론 등 정책 자금 공급에 영향을 받은 측면이 크다"면서 "50년 주담대도 가계부채 증가의 한 요인은 될 수 있지만 주범이라고 볼수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NH농협은행 본점.          [NH농협은행 제공]
NH농협은행 본점. [NH농협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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