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하반기 경기 완만 회복" 물가 3.4% → 3.5% 소폭 상승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전망과 동일한 1.5%로 유지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 완화 기조가 뚜렷하고, 고용시장과 물가 상황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판단이다. 수출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의 경제 상황이 예상보다 나쁘지만, 호조세인 미국 등 글로벌 경기가 이를 상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10일 'KDI 경제전망 수정'에서 "상반기 경제성장률 실적치가 KDI 기존 전망에 부합했고, 하반기에도 기존 전망치와 유사한 속도로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과 동일한 1.5%라고 밝혔다. 내년 경제성장률도 기존 전망과 동일하게 2.3%로 유지했다.
KDI 전망치는 국내외 주요기관이 발표한 1.3~1.4% 경제성장률과 비교할 때 소폭 높은 수준이다. 앞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이전보다 낮춘 1.4%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1.4%를 제시했으며, 아시아개발은행(ADB)는 1.3%로 0.2%포인트 낮췄다.
KDI는 "소비와 서비스 수출의 증가세가 기존 전망에 미치지 못하겠지만, 건설투자와 상품 수출 증가세는 기존 전망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 리오프닝의 긍정적 파급이 제한되겠지만, 미국 경제의 양호한 성장세가 유지되면서 하반기 상품수출이 기존 전망과 유사한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KDI는 현재의 우리 경제 상황에 대해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우리 경제는 올해 1분기 0.3%, 2분기 0.6% 성장하면서 상반기 0.9% 성장한 것으로 분석했다. 정부 부문에서 상반기 성장기여도가 -0.8%로 줄어들었지만, 민간 부문에서 1.7% 성장을 이끌어낸 결과다.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감소폭이 축소되면서 제조업의 성장세가 확대되는 것으로 봤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내수 시장 성장은 기존 전망에 미치지 못했지만, 제조업 성장이 생각보다 좋아서 상쇄 효과가 발생했다"며 "이미 1.8%에서 1.5%로 낮췄던 5월 전망에서 수정 요인이 많지 않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전체 성장률 전망은 유지됐지만,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수정이 있었다. 민간 소비는 해외 관광객 유입이 줄면서 기존 전망(3.0%)보다 낮은 2.5% 증가로 바꿨다. 건설투자는 기존 전망인 0.4%보다 0.9%포인트 높여 1.3% 성장을 전망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시장 불안이 실물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부동산 거래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게 근거다.
총수출은 기존과 동일한 1.4% 성장세로 전망을 유지했다. 상품수출의 증가폭이 확대되는 한편, 중국 관광객 유입 회복 지연 등 서비스 수출의 회복이 늦춰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상향 조정된 국제유가 등을 반영해 기존 3.4%보다 소폭 높여 3.5%로 전망했다. 천소라 KDI 경제전망실 전망총괄은 "유가 외에 국제곡물 가격 상승으로 가공식품과 축산물 가격 등이 오를 수도 있지만, 현재로선 그러한 연쇄 효과가 올해 하반기 내에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취업자 수 증가폭은 27만명에서 30만명으로 상향했고, 취업률 전망은 2.9%에서 2.8%로 소폭 하향했다.
하반기 경제의 위험 요인으로는 중국의 경기 부진과 주요국 금리 인상, 우리 정부의 재정지출 축소 등을 꼽았다. 정 실장은 "중국 경기가 현재 좋지 않은 상태에서 중국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많이 쓰고 있다"며 "부양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우리 경제 성장률이 1.5%에서 크게 하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기상여건 악화로 원유와 곡물가격이 급등하면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KDI는 올해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0~1회에 그칠 것으로 봤지만, 인플레이션으로 예상 외의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경우 세계 경제 성장세가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상반기 나라살림(관리재정수지) 적자가 83조원을 기록한 가운데, 정부가 하반기 재정지출을 의도적으로 줄일 경우 국내 수요가 제약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