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노동조합이 26일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 아지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엑스엘게임즈 등 카카오 계열사를 비롯해 한글과컴퓨터,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IT위원회 등이 참가했다. 윤선영 기자
카카오 노동조합이 26일 경기 성남 카카오 판교 아지트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날 집회에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엑스엘게임즈 등 카카오 계열사를 비롯해 한글과컴퓨터, 화섬식품노조 수도권지부 IT위원회 등이 참가했다. 윤선영 기자
"'아키에이지'의 적자가 계속되면서 경영진들은 3년 전부터 (구조조정을) 고민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또 다른 프로젝트인 '아키에이지2'를 개발한지도 3년 정도 됐어요. 그렇다면 외부 채용이 아니라 내부 채용으로, 적자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조직을 슬림화 하는 방향으로 경영을 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카카오 공동체 전반으로 고용불안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손자회사인 엑스엘게임즈에서도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반발이 일고 있다.

진창현 엑스엘게임즈 노조 분회장은 26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앞에서 기자와 만나 "엑스엘게임즈 규모는 당초 300명가량이었으나 현재는 약 500명에 달한다"며 "그만큼 신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외부 채용을 많이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엑스엘게임즈는 올해 상반기 '아키에이지'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아키에이지 워'를 출시했다. '아키에이지 워'는 출시 후 주요 앱 마켓에서 매출 상위권을 차지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아키에이지 워'의 모태가 된 '아키에이지' 개발팀은 매출 부진 등을 이유로 회사로부터 희망퇴직·전환배치를 권유받았다는 게 진 분회장의 설명이다.

진 분회장은 "(회사는) '아키에이지 워' 개발팀에는 성과급을 지급하며 자축했고 버팀목이 돼 준 프로젝트인 '아키에이지' 팀에는 구조조정을 통보했다"며 "한쪽에서는 적자를 각오한 성과급을 지급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적자 해소를 위한 희망퇴직을 신청받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분회장에 따르면 회사에서 제시한 조건은 퇴직 위로금 200만원과 3개월치 급여를 지원하는 정도다. '아키에이지' 개발팀 인원은 100명가량인데 이 중 30~40%를 감원할 것으로 진 분회장은 내다보고 있다.

진 분회장은 구조조정 일정도 촉박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회사에서 희망퇴직과 관련한 이야기를 처음 꺼낸 건 지난주 목요일이다. 이번 주까지 전환배치 신청을 받고 다음 주부터 1차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시작해서 2주 동안 받겠다고 한다. 3주 안에 모든 걸 다 끝내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엑스엘게임즈는 '아키에이지2'를 개발 중이다. 진 분회장은 희망퇴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외부 채용은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진 분회장은 "회사에서는 '아키에이지'와 '아키에이지2'의 (개발) 스타일, 엔진이 다르기 때문에 팀을 이동해도 적응이 힘들다고 이야기하지만 이는 개발자들에게 이직을 하거나 전환배치를 하는 데 있어 큰 걸림돌이 아니다. 2~3개월 정도면 적응을 하고 기회만 제공한다면 누구든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분회장은 경영진들의 책임 있는 소통을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지금까지 대표는 아무 언급도 없었다. 구성원들에게 상황 설명을 잘 해준다면, 구성원들이 '배려 받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는다면 그나마 상처는 덜 받을 텐데 현 상황은 그렇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진 분회장은 현재 구성원들에게 구조조정에 관한 정보를 전달하는 한편 회사에 쌍방 소통의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진 분회장은 "'아키에이지'는 오래된 IP이다 보니 10년 이상 근무한 구성원들도 다수 존재한다"며 "10년 넘게 근무한 회사에서 하루아침에 나가야 하는 상황을 마주했을 때 그들이 받을 상처를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엑스엘게임즈는 이날 '아키에이지' 국내 서비스를 계속해서 이어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키에이지' 운영진은 이날 공지사항을 통해 "국내는 물론 북미·유럽, 러시아 등 해외 서비스의 순차적인 종료는 예정하고 있지 않다"며 "서비스가 부진한 일부 지역에 한해서만 종료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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