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리사회가 A특허법인 소속 B 대표변리사를 포함한 3명의 변리사를 제대로 된 소명 기회를 주지 않고 제명 결정을 내렸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 변리사는 제명 결정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효력정지 가처분과 무효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섰다.

18일 변리업계에 따르면 대한변리사회는 지난 5월 B 대표 변리사 등 3명의 변리사를 윤리강령을 위반한 이유로 제명 결정했다.

변리사회가 제명 결정 사유로 내세운 규정은 '윤리강령'이다. 변리사회 윤리강령에는 업무상 알게 된 의뢰인의 비밀을 동의 없이 공개해선 안 되고, 사무소 직원과 기타 변리사의 지도·감독을 받는 자로 하여금 비밀유지 업무를 준수하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B 대표 변리사는 2020년 12월 스타트업 대표인 C씨가 의뢰한, 칫솔 내부에 치약튜브를 결합한 형태의 특허(이하 선특허) 출원 업무를 대리했다. 이듬해 4월 같은 특허법인 소속 변리사는 D사의 특허출원 업무를 대리하면서 선특허 출원 당시 사용된 일부 도면을 참고해 또다른 특허(이하 후특허) 등록 업무를 수행했다.

이에 선특허 개발자인 C씨는 후특허 도면이 자신의 선특허 도면과 유사한 것을 발견하고, 자신의 특허를 의도적으로 유출했다는 혐의로 특허출원 업무를 대리한 B 대표변리사와 2명의 변리사를 상대로 변리사회에 민원을 제기했고 경찰에도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후 변리사회는 변리사법 제23조(누설·도용의 죄)와 윤리강령 위반 등을 적용해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3명의 변리사에 대한 제명 결정을 내렸다.

해당 변리사 3명은 변리사회의 제명 결정을 반박하며 부당함을 강조했다.

B 대표 변리사는 "선특허와 문제가 된 후특허의 청구범위는 이미 공지된 기술 부분을 제외하면 권리범위가 겹치는 부분이 전혀 없어 선특허와 후특허 간 유사성이 있다는 변리사회의 주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특허법상 보호 대상은 '청구범위'이지 '도면'은 아니다. 도면은 청구범위의 참고자료 또는 보조자료로서 그 유용성을 인정받을 뿐 그 자체로 보호 대상이 아니기에 도면 유출은 변리사법 제23조 도용·누설죄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변리사회가 제명 결정 사유로 든 '공지되지 않은 치약 내장 칫솔', '내장된 칫솔 튜브에서 관을 따라 칫솔모 치약이 전달되는 특허' 청구항은 특허청 심사 과정에서 신규성이 없다는 이유로 등록이 거절됐다. 또한 특허검색 사이트(키프리스)에서 조회하면 공개된 특허만 수백 개에 달한다. 이미 공지된 기술로, 비밀 누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B 대표변리사 측의 지적이다.

B 대표변리사는 "변리사회가 경찰, 특허청 등에서 고객 비밀 유출·도용이라고 판단하지 않은 사안을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서둘러 제명 결정한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민원인 주장만으로 업무에 관여하지 않은 대표변리사와 앞뒤 미팅에만 각각 참여한 변리사를 제명한 것은 도를 넘은 징계이고, 제대로 된 소명기회조차 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한편, 지금까지 변리사회가 회원 변리사에 대해 제명 결정을 내린 것은 총 3차례로, 이 가운데 무자격자가 수십억원 대에 달하는 고객의 특허수수료를 착복한 2건을 제외하고 1건은 법적 소송을 통해 무효화됐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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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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