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은행 지점에 대출 등의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부착되어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내 한 은행 지점에 대출 등의 문구가 적힌 안내판이 부착되어 있다. 연합뉴스
주춤하던 가계대출이 다시 늘고 있다. 지난 6월 말 기준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62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 금융권 가계대출도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가계대출은 지난 3월까지만 해도 감소세였지만 다시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가계빚 부담도 심상치 않다. 17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 부문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전년보다 0.8%포인트 상승한 13.6%에 달했다. 주요 17개국 가운데 호주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DSR은 소득 대비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다. DSR이 높으면 소득에 비해 빚 상환 부담이 크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 국민들이 부채에 크게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가계부채 팽창에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4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포럼에서 연사로 나서 "금리 3.5%를 유지했더니 3개월 동안 가계부채가 늘어났다"며 "단기적으로는 어쩔 수 없지만 장기적으로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이같은 최근의 가계대출 증가는 '영끌 빚투'(영혼까지 끌어모아 빚내서 투자)가 되살아나고 있는 탓이 크다. 부동산 가격이 바닥을 치고, 금리 인상기도 저물어간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빚을 내 집을 사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오는 9월 코로나19 대출 만기연장 및 상환유예가 끝나는 자영업자 채무도 심각한 문제다.

내집 마련을 넘어 투자심리까지 본격적으로 꿈틀거리면 앞으로도 가계대출이 증가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가계의 빚 상환 능력에 이미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빚투'까지 늘어난다면 부채 폭탄이 터질 수 있다. 부채 폭탄을 방치하면 안된다. 폭탄이 터지면 경제는 무너진다. 정부와 한은은 머리를 맞대고 뇌관을 제거해 나가야 한다. 섬세한 대책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다. 고개 드는 빚투에 제동을 걸어 가계 빚 증가세를 억제해야할 것이다. 전세자금·중도금 대출 등 DSR 예외 대상을 축소해 가계가 손쉽게 대출을 많이 받지 않도록 유도할 필요도 있다. 부동산 규제 완화의 폭과 속도를 조절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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